檢 "이광재씨 금품수수" 썬앤문 1억 종착지는 어디?

입력 2003-12-11 18:51수정 2009-09-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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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검찰에 소환된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자금의 최종 행방과 이 전 실장의 추가 금품 수수 의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이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51·구속)에게서 받았다는 1억원을 민주당에 줬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시 민주당 실무 책임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검찰에 출두하면서 이 돈에 대해 “제3자를 통해 민주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으로서 대선자금 업무를 총괄했던 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당시 선대위에서 영수증 발급업무를 맡았던 실무자도 “그런 돈은 전혀 없었다”고 말해 이 의원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1억원의 행방에 대해 △이 전 실장의 개인적인 사용 가능성 △제3자의 가로채기나 배달사고 △이 의원의 착각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돈의 최종 목적지를 캐내 이 자금의 성격을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이 전 실장의 주장대로 문제의 돈이 실제로 민주당에 전달됐다면 누가 받아 어디에 사용했는지를 밝혀낼 계획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 돈이 중간에서 사라진 경위도 규명한다는 것.

또 썬앤문그룹측이 단순히 정치자금으로 돈을 제공했는지 아니면 로비를 위한 ‘보험금’으로 냈는지도 가려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실장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이 전 실장의 금품수수 여부를 알았는지도 관심거리다. 이 전 실장에게 돈을 준 썬앤문그룹 문 회장은 노 대통령의 고교 후배다. 검찰은 이 전 실장이 문제의 돈을 대선 당시 노 후보 캠프 사조직에 전달해 선거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 전 실장이 썬앤문그룹 이외 다른 기업에서도 불법 선거자금을 받지 않았겠느냐는 의혹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 전 실장은 선거 자금이 부족해 다른 기업에서 돈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됐지만 확인된 기업은 썬앤문그룹뿐이다.

이 전 실장은 돈을 받은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이 전 실장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하는 것만 남았다는 것이 검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검찰 내에서는 이 전 실장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 등 비리에 연루된 다른 대통령 측근과 마찬가지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실장이 수수한 불법 자금 규모가 한나라당이 대기업에서 받은 수백억원대의 비자금과 차이가 나지만 기업의 비자금을 선거자금으로 받은 불법성에서는 본질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실장이 1억원을 모두 노 후보 캠프로 넘기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흔적이 없어 단순히 자금을 중개한 것으로 드러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노 대통령의 또 다른 측근으로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 사건과 관련해 나라종금 등에서 3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희정(安熙正)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5월 두 차례나 기각된 전례가 있어 검찰이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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