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장기보유 유리…외국인 비중 40%넘으며 고배당 요구

  • 입력 2003년 12월 1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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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투자는 12월에만 반짝 떴다 사라지는 단기 테마 전략일까?’

매년 연말 거론되는 고배당 예상주는 단기 차익이나 배당 수익을 얻은 뒤 재빨리 팔아치워야 하는 투자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고배당주의 움직임을 뜯어 보면 이런 투자 방식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다.

한화증권이 1일 매년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20개 종목을 1년씩 보유하는 방식으로 ‘배당지수’를 만든 결과 1991년 2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누적수익률이 4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지수 수익률은 배당락(配當落) 효과가 나타나는 1월 말에 주식을 내다팔고 2월 1일에 다시 해당 연도의 고배당주 상위 20개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방식으로 계산됐다. 그 결과 100포인트로 시작한 배당지수가 13년 뒤 569.5포인트까지 올라간 것.

배당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주가 상승분만 계산했을 경우 누적수익률도 201.9%로,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의 누적수익률(25.9%)을 크게 웃돌았다.

고배당주의 장기 보유 수익률은 특히 2000년 이후 배당을 바탕으로 한 가치주 바람이 불면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난다.

외국인 비중이 40%를 넘어가면서 이들의 고배당 및 주주 중시 경영 요구가 확대된 것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외국계 대주주의 요구로 5년 연속 고배당을 유지하고 있는 에쓰오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환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여유 현금의 증가, 소액주주 운동 등도 배당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전년도 배당수익률이 높았던 종목들을 연초에 산 뒤 1년간 보유하기만 해도 부동산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배당투자는 속 편한 가치투자를 가능하게 해 주는 버팀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말에 단기적으로 소액의 배당주 투자수익을 노린다면 12월 초에 사서 연말에 파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경우 배당주 보유 마감일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1.57%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한화증권은 분석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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