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전기 압수수색]삼성전기 “왜 우리를…”당혹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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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선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24일 오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탄3동 삼성전기 본사. 검찰은 이날 회계장부 등 사과박스 50여개 분량의 각종 자료를 압수했다. -변영욱기자
불법 대선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24일 오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탄3동 삼성전기 본사. 검찰은 이날 회계장부 등 사과박스 50여개 분량의 각종 자료를 압수했다. -변영욱기자
24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압수수색이 실시된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탄3동 삼성전기 본사는 수색이 끝날 때까지 정문을 굳게 걸어 닫은 채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오전 10시경 감색 승합차를 타고 도착한 수사팀은 곧바로 본관으로 들어가 강호문(姜皓文)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에게 영장을 제시한 뒤 압수수색에 나섰다. 강 사장은 이날 오전 본사에서 임원회의를 주재하던 중 검찰 수사관들과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관들은 본관 4층에 위치한 경영지원실 재무팀과 기획팀 등 주요 부서에 대한 수색을 벌여 오후 3시반경 회계장부와 컴퓨터 파일 등 필요한 자료들을 승합차에 싣고 후문을 통해 떠났다. 또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동양전자공업에 대해 진행된 압수수색은 이 회사가 삼성전기에 전선 코일 등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에 전달했는지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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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원 본사 및 서울 중구 태평로 사무실의 이 회사 직원들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삼성전기측은 압수수색을 전혀 예상치 못했던 터라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불법비자금 조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품업체라는 회사 성격상 그럴 가능성은 없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측은 그동안 투명경영을 기치로 내걸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압수수색에 따른 기업이미지 추락을 걱정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증권거래소가 선정하는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에 3년 연속 뽑히는 등 ‘한국의 대표적인 투명경영기업’임을 자부해왔다.

삼성그룹은 전체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 확대설과 관련해 이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검찰의 압수수색은 일련의 정치자금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본다”며 “그러나 그룹 내 기업의 불법비자금 조성이나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의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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