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공개매수" 엇갈린 평가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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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의 일반인 대상 1000만주 공모와 옥션의 공개매수 방침이 공교롭게도 17일 한꺼번에 공개됐다. 그런데 주가 움직임은 정반대였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17일 10%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18일엔 개장 초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반해 옥션 주가는 이틀 동안 20% 이상 급등했다.

이처럼 시장평가가 엇갈린 이유가 뭘까. 또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일반 공모(또는 공개매수)에 응모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일단 증권전문가들은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게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일반 공모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며 실권주(失權株)는 이사회 결의로 제3자에게 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일반공모의 목적이 기존 주주(범 KCC 진영)의 유상증자 참여를 배제시킨 후 우호적인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것.

현대엘리베이터를 보유한 기존 소액주주에겐 이번 일반 공모가 주당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회장측이 안정적인 지분 확보를 위해서 약 250만주의 신주발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럴 경우 신주 발행비율은 44.6%에 이른다.

송준덕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당 순자산의 경우 기존 주주가치에서 6%가량, 주당순이익은 24%가량 희석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일반공모가 성공하더라도 ‘대북사업’에서 파생하는 수익성 저하 문제가 주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미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게 증권가의 전반적인 평가다.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되면 인수합병(M&A) 관련주의 주가는 대부분 크게 하락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8월 4일 1만2450원(정몽헌 회장 사망 시점)→11월 6일 9만9700원(장중 고점)→11월 18일 4만5300원으로 M&A 관련주의 전형적인 주가패턴을 답습하고 있다. KCC의 반격 등 경영권 분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정보에 둔감한 개인투자자들이 새롭게 손대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옥션의 경우=18일 현재 옥션 주식을 보유한 국내 주주는 10.69% 수준. 대주주 지분(50.01%)을 제외한 49.99% 중에서 39.3%는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지분 중 상당 부분이 e베이 우호 지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베이의 옥션 공개매수 소문이 주가가 연중최고치(9만7800원)를 쳤던 7월에도 나왔던 적이 있는 만큼 e베이가 외국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지분 매수 설득 작업을 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이에 반해 국내 소액주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17일 e베이의 공개매수 발표 후 옥션 주가는 이틀 동안 20% 넘게 상승했다.

향후 옥션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인 7만원에서 최고 9만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공개매수 종료 시점인 다음달 10일 직전까지 기다려봐서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높으면 시장에 내다 팔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증시전문가들은 “옥션 소액주주들은 이번 공개매수에서 e베이가 확보한 주식비율을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베이가 코스닥 등록 취소를 위한 최소 의결지분인 66.6%를 확보하면 등록 취소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옥션의 주가상승 행진도 멈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e베이는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옥션 소액주주들을 위해 내년 초 다시 한 번 공개매수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가격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옥션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장외시장을 통해 거래할 수 있지만 거래량이 매우 적은 만큼 매매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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