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감사편지 "세금 많이 내주셔서 나라살림 도움"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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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李庸燮·사진) 국세청장이 세금을 많이 낸 사람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국세청에 따르면 이 청장은 최근 지난해 소득분에 따른 소득세 납부현황을 파악해 상위 100명의 개인 납세자에게 “나라 살림살이에 큰 도움을 주셨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이 청장은 편지에서 “○○○님께서 ○○○○○○천원의 세금을 납부해 우리나라 100대 개인 납세자에 선정됐다”고 알린 뒤 “성실하게 세금을 내신 분들이 존경받고 칭송받는 성숙된 납세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국세청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이 내주신 소중한 세금이 요긴하고 바른 곳에 쓰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업이 더욱 번창하고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편지는 이 청장이 9월 말 재계 주요인사에게 보낸 편지 내용과는 대조적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당시 그는 편지에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국세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기업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세금을 성실하게 내면 ‘애국자’ 대우를 하지만 탈세를 하면 세무조사를 하겠다며 ‘납세자 차별화’를 선언한 것.

이 청장은 “부(富)의 도덕성을 갖춘 부자라면 존경받아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라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부자에게는 각종 우대 혜택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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