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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6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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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직원 한명의 연봉으로 1억원을 주는 것은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그래도 기업들이 억대 연봉을 주고 외부 사람을 영입하는 것은 그에게 훨씬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실제 억대연봉자를 스카우트하는 인사담당 임원들은 ‘무엇 때문에 1억원을 주는지’ 알아보자.
▽고객 네트워크를 산다=정보통신(IT) 장비업체인 A사는 최근 회사의 장비대출 책임자로 경쟁사인 B사의 K부장을 억대 연봉을 주고 영입했다. A사의 장비는 비싸기 때문에 구입자는 금융회사 대출을 받아야만 한다. K부장은 종합금융사에서 자금운용 경력을 쌓은 뒤 B사의 장비대출 영업으로 자리를 옮겨 탁월한 성과를 냈다.
그를 영입한 A사 임원은 “대출을 비롯한 금융 업무는 성격상 고객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이미 확실한 영업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1억원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IBK컨설팅 송헌철 컨설턴트는 “금융업은 전체 고객의 20%가 수익의 80%를 기여하는 8 대 2 법칙이 적용된다”며 “양질의 고객네트워크 20%를 확보한 사람이 바로 억대연봉자가 된다”고 말했다.
다른 업종에서도 충성도 높은 양질의 고객을 확보한 인재는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특히 금융 보험 자동차 홈쇼핑 등 영업 분야의 고수들은 일단 영입하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효과를 주기 때문에 몸값이 비싼 것이 당연하다.
▽모든 업무가 가능해야 한다=급식 및 유통업체인 E사는 최근 식품원자재 분야의 수입전문가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그의 역할은 외국의 식품원자재 공급자를 찾아서 가격협상 및 수입업무까지 총괄하는 것뿐 아니라 이 제품을 한국 내 다른 급식업체에 팔아야 한다. 지금까지 E사는 원자재 조달업무를 외부업체에 맡겼는데 이제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
E사가 내세운 인재 선발조건은 △식품분야 전공자 △외국계 식품회사의 구매부서 근무 경험 △나이 35∼40세다. 직급은 과장이나 차장급이지만 회사가 헤드헌팅업체에 제시한 연봉은 1억원이 넘는다.
인사담당 김모 상무는 “일반 직원 10명보다 억대연봉자 1명의 노하우가 빛을 내는 분야가 있다. 신규사업이 실패한다면 1억원 손해지만 성공하면 수십억∼수백억원의 매출기반을 갖기 때문에 충분히 1억원의 연봉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능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평판도 아주 중요하다.
S사는 최근 하청업체의 실무자 H씨를 건축부문 책임자로 영입했다. 함께 일했던 S사 직원들이 H씨의 실무능력을 높이 평가했던 것이 주효했다.
서모 상모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사람과 회사가 잘 융화되지 않으면 능력 발휘가 안 된다”며 “H씨처럼 거래관계 또는 프로젝트를 함께 해본 사람을 뽑는 것은 인재를 자세히 검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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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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