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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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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향토기업인 ㈜태양의 송금조 회장은 지난해 부산대에 305억원을 기부한 데 이어 1000억원을 더 내놓아 ‘경암교육문화재단’을 설립한다고 한다. 지난해 3000억원으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세운 삼영화학 이종환 회장도 내년까지 6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딸을 기려 사재 50억원으로 구립도서관을 건립하기로 한 현진어패럴 이상철 사장도 있다.
이 회장은 “돈 아까운 줄은 알지만 일흔 살을 넘기면서 인생관이 바뀌었다”며 “돈 버는 데는 천사처럼 못했어도 돈 쓰는 데는 천사처럼 하겠다”고 말했다. 소중한 부(富)를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야말로 인간적 갈등과 고뇌를 뛰어넘은 숭고한 결단이다. 공익을 위한 이들의 기부는 불법 정치자금을 필요악처럼 주고받아 온 정재계 인사, 부정부패와 편법 상속으로 얼룩진 일부 사회지도층에게 날카로운 경종이 될 것이다.
이번 기부자들은 특히 피와 땀이 밴 돈을 교육에 써달라고 맡겨 더 큰 울림을 주었다. “교육이 잘돼야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 송 회장이나 “우리 재단이 지원하는 학생 중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게 꿈”이라는 이 회장의 말에 교육 관련 종사자들은 고마움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껴야 마땅하다. 교육행정가와 공교육을 맡고 있는 교육자는 과연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교육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큰돈을 내놓았지만 큰 부자만 ‘베풂의 미학’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과 자신의 것을 나누는 일은 사회를 따뜻하게 통합시키고 주고받는 모든 이에게는 더 큰 기쁨이 되어 돌아온다. 송금조 회장, 이종환 회장, 이상철 사장의 뜻 깊은 기부가 우리 사회 기부문화 확산에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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