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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4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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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을 전공한 김모씨(41)는 현재 미국계 정보기술(IT) 회사의 한국지사장으로 일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김씨의 연봉은 1억5000만원(인센티브 포함).
김씨는 대학 졸업 후 국내 한 통신회사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말솜씨와 외향적인 성격으로 거래처 사이에서 평이 좋았다. 그는 기술·영업직에 자원해 영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몇 년 뒤 그 회사의 거래처였던 한 외국계 IT업체에서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김씨를 영업부장으로 영입했다. 그때부터 억대 연봉자의 반열에 들어서게 됐다. 이후 다른 미국계 IT 회사 지사장으로 스카우트되면서 몸값은 한층 더 뛰었다.
▽이직도 전략이다=한 직장에 오래 근무하면서 억대 연봉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대기업 임원 정도가 돼야 억대 연봉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이직을 통해 몸값과 직급을 올려간다면 억대 연봉은 좀 더 빨리 실현된다. 실제 IBK컨설팅이 최근 억대연봉자 100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2.98회 직장을 옮긴 것으로 나타난 것이 좋은 예. 이는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추세다.
IBK컨설팅 신영화 컨설턴트는 “억대 연봉자들에게는 중요한 경력상 전환점이 2, 3번 있기 마련”이라며 “꾸준히 자신의 경력을 관리하면서 전환점에서는 과감하게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당시 선호되는 관리직을 버리고 영업직을 택한 점, 이전 직장에서의 안락함을 버리고 외국계 IT업계로 이직한 점 등이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물론 이직을 여러 번 했다고 해서 연봉이 느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억대 연봉자의 잠재성이 있을 때 이직을 통해 그 잠재능력을 현실화한다는 의미일 뿐이다.
▽이직할 때 고려할 점=이직에도 왕도(王道)가 있다.
먼저 회사가 적절한 보상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기업 환경이 인재의 능력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면 억대 연봉은 꿈에 불과하다.
△직원에 대해 폭넓은 권한 위임 △개인 및 팀별 성과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 △지식과 교육에 대한 가치 부여 △상하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등이 갖춰져 있는 회사가 좋다.
성장세에 있는 업종 및 직장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 억대 연봉자는 시장의 움직임보다 한발 앞서 가는 게 특징. 이미 성장곡선의 정점에 있는 기업이나 포화상태에 도달한 시장에서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 힘들다.
최근 주5일 근무와 함께 외식, 교육, 유통, 뷰티산업 등이 떠오르는 직종으로 볼 수 있다.
이직에 대한 장밋빛 환상은 버려야 한다. 철칙이 있다.
기업이 인재에게 1억원의 연봉을 지불했다면, 이는 그가 회사에 10억원을 벌어 줬기 때문이다. 억대 연봉자는 ‘성과’로 말해야 한다. 사례로 든 김씨 역시 미국 본사도 놀랄 만큼 뛰어난 영업 실적을 거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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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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