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펀드 年수익률 2년간 5.21% 최고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2년 동안 채권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저금리 기조가 정착된 점이 가장 큰 변화다. 2001년 9월 말 4.45%였던 만기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2002년 3월 말 6.39%로 올랐으나 이후 하락 추세다. 9일 현재 4.39%.

올 3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터지자 금리는 한때 5.24%까지 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드 채 신용 문제가 터졌고 회사채 금리가 급등했다. 많은 채권형 펀드가 회사채 값 하락과 유동성 부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 인에 의뢰해 시가 평가 채권형 펀드들에 고객 돈 300억원 이상을 모아 운용하는 21개 투신운용사의 2년 수익률(9월 3일 현재)을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인 연 4.84%보다 높은 수익을 낸 회사는 모두 8개였다.

1위는 연 5.21%를 나타낸 대한투신운용이 차지했다. 황재홍 채권전략팀장은 “전략적 투자의사결정 시스템을 정착시킨 덕분”이라고 말했다.

펀드매니저는 매달 열리는 투자전략위원회가 결정한 범위 안에서 채권을 사고판다. 이렇게 하면 펀드매니저 개인의 능력보다 조직적인 힘이 발휘될 수 있다.

또 외부의 3개 신용평가 회사와 자체 리서치를 이용한 철저한 채권 신용관리, 자체 개발한 채권전략시스템 등도 우수한 성적의 비결이라고 이 회사는 밝혔다.

최근의 주력 상품은 ‘인베스트매칭6’ 펀드. 상품의 기관과 만기가 일치하는 기업어음(CP)을 집중 편입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23일까지 대한투자증권이 투자자를 모집한다.

2위는 연 5.12%를 나타낸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이 회사 역시 자산운용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팀 어프로치가 성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올 2월 설정된 ‘신한인컴플러스장기채권1호’ 펀드가 주력상품. 지금까지 885억원이 모였다. 전국의 신한은행 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연 5.05%로 3위인 LG투신운용은 1999년 대우사태 이후 저금리시대의 도래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맞춰 채권을 자주 사고파는 전략을 버리고, 저평가되고 안정성이 높은 국공채 등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국공채에만 투자하는 ‘LG국공채’ 펀드가 주력상품. 15일부터 신상품인 ‘LG신종분리과세 국공채’ 펀드를 팔고 있다.

공동 3위를 차지한 한화투신운용은 “무리하게 수익률을 높이기보다 위험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는 원칙이 들어맞았다”고 밝혔다. 채권의 만기를 적절하게 조절하고 우량회사채를 편입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노력한다는 것.

2000년 6월 12일 설정된 ‘한화에이스03-1호’ 펀드가 대표 펀드다. 3일 현재 설정액이 5272억원이며 연 평균 수익률은 7.47%라고 회사는 밝혔다.

4.9%대에는 서울투신운용(4.98%)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4.92%) 교보투신운용 삼성투신운용(4.91%) 등이 뒤를 이으며 4∼8위를 차지했다.

이 중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6개월 수익률이 9.24%로 높다. 국채 선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지난해 수익률이 1위였던 교보투신은 순위가 다소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