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제상황 위기” 전경련 특단책 촉구

  • 입력 2003년 9월 16일 2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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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한국의 현재 경제 상황을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경제 살리기’에 둘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회장단 회의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올 2·4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1.9%에 그쳐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졌던 1980년과 98년을 제외하면 본격적 경제개발이 시작된 6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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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단은 “이와 함께 설비투자가 96년 수준에 그치고 올해 연간 성장률이 2∼3%대로 예상되는 등 우리 경제가 위기국면에 직면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명하며 최근 태풍피해로 경제의 어려움이 한층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현명관(玄明官) 전경련 부회장은 회의가 끝난 뒤 “올해 경제성장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국민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고 기업투자 및 가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현 부회장은 또 “오늘 모임에서는 ‘지금은 정부와 정당, 기업이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며, 특히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나 콘라트 아데나워 전 서독 총리,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또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좌추적권 연장 △출자총액 제한제도 △증권 집단소송제 등 기업 활동을 가로막을 수 있는 제도 도입이나 추진에 신중을 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비롯해 불합리한 노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SK그룹의 분식회계 사건에 연루된 손길승(孫吉丞) 전경련 회장을 사실상 재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부회장은 “회장단과 원로 자문단이 만찬장에서 손 회장에 대해 박수를 치며 ‘용기를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며 “손 회장을 전경련 회장으로 재신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금까지 SK해운 등 문제로 조사받은 적도 없고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 모르겠지만 상황에 따라 거취 문제에 대해 원로 자문단이나 회장단과 의논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올해는 이미 끝냈다”고 말해 추가 투자 계획이 없음을 강력히 내비쳤다. 삼성은 올해 9조5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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