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진출 호재만은 아니다…현대산업등 발표후 주가급락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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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가 점차 살아나면서 신규사업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신사업 진출은 일단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신규사업 진출이 곧바로 수익성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옥석 가리기’의 검증 과정을 꼭 거치도록 조언한다.

동양에레베이터는 지난달 29일 호텔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뒤 주가가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28일까지만 해도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다가 갑자기 급락세로 돌아선 것. 승강기사업 지분을 독일 회사에 넘기는 대신 주력 사업을 호텔 및 콘도숙박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난달 20일 호텔사업 진출설이 제기된 현대산업개발도 외국인들의 집중 매도로 8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현대산업개발이 2000년 중단했던 호텔 사업을 재추진할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판단한 것.

반면 삼성전자와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모듈 공급 계약을 한 디스플레이텍,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하는 SKC 등은 주요 증권사들의 매수 추천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사업 진출은 상당한 투자자금이 필요하고 실적개선 여부 등 리스크가 수반되므로 성공 요인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먼저 살펴봐야할 성공 요인으로는 △기존사업과의 통합(시너지) 효과 △안정적인 공급판매망 확보 △사업 자체의 성장성 등이 꼽힌다.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 사업에 뛰어든 삼성테크윈은 기존 디지털카메라 사업과의 기술통합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시리우스사로부터 디지털 위성라디오 생산 주문을 받은 기륭전자는 안정적인 판로망 개척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대한투자증권 임세찬 연구원은 “최근 신규사업 진출이 테마를 형성할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진출 성과가 어느 정도 가시화될 때까지는 투자에 유의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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