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체 재건축등 수주 잇달아…주택시장 새강자 부상

  • 입력 2003년 8월 1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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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대형 건설업체가 주도해온 국내 주택업계에 중견 건설업체의 활약이 눈부시다.

중견 건설업체는 외환위기 당시 유동성 부족으로 무더기 도산하면서 주택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조직 슬림화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구조 확립, 틈새시장 공략 등에 힘입어 주택업계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신동아건설은 올 7월까지 9개 현장에서 아파트 3000여 가구(수주액 1조원)를 공급했다. 작년 주택공급 연간실적이 총 1640여 가구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에만 이미 지난해 전체의 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올 하반기 공급예정물량인 9000가구를 포함하면 주택공급량이 작년 대비 700% 이상 늘어나는 셈. 모기업인 신동아그룹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2001년 말 일해토건과의 합병 이후, 조직 정비를 거치면서 대형 건설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우림건설은 올 들어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사업장을 ‘싹쓸이’하면서 재건축 사업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5월 말 대형건설사인 K사를 제치고 경기 안산시 고잔주공(493가구)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중견건설사로는 드물게 1000가구가 넘는 평택시 비전주공(1070가구) 사업권을 따냈다.

우림은 또 대형 건설업체가 주도해오던 아파트형 공장에서도 놀라운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한해 아파트형 공장 8만실을 공급해 전년 대비 488%의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도 인천 부평구 갈산동 우림라이온스밸리Ⅱ(3만9500평), 서울 구로구 구로동 우림e-비즈센터Ⅱ(1만6500평) 등 13만실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수건설은 외환위기를 계기로 주택업계에 뛰어든 사례. 이전까지 토목, 건축사업에 치중해 왔으나 1999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외인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주택업계에 본격 진출했다. 이수는 작년 한해 동안 4668가구(수주액 1조1301억원)를 수주해 전년 대비 283%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에도 7125가구(수주액 1조9474억원)를 공급할 예정.

주거주택연구소 김승배 소장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 건설사는 대부분 조직개편을 통해 주택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게 공통점”이라면서 “신속한 의사결정, 소비자 요구에 대한 유연한 대처 등이 중견 건설사의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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