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업종별 기상도, 전자-조선 '웃고' 車-유통 '울고'

  • 입력 2003년 8월 1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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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내 주요 산업의 경영실적이 내수 및 수출 부진, 통상압력, 가격하락 등의 요인으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각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전자 철강 섬유 등 주요 업종의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자동차와 기계 등 일부 업종만이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했다.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주요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반도체 가전 정보통신업종은 활발한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 유통 등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동차=국내 자동차업계는 올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올렸지만 하반기 전망은 흐린 편이다. 수출이 크게 증가한 때문이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강세로 돌아서는 등 대외적 환경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상반기 순이익은 988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6% 증가했다. 기아자동차도 상반기 매출이 처음으로 6조원을 넘어서는 등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증가했다. LG투자증권 이동원 애널리스트는 “내수가 살아날 조짐이 없는 데다 하반기엔 달러마저 약세를 보여 하반기 실적은 다소 저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자·반도체=전자·반도체 업계는 상반기 영업환경 악화로 수익성이 나빠졌지만 하반기 전망은 괜찮은 편이다. 장기 침체에 빠졌던 정보기술(IT) 경기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이면서 생산 수출 내수판매 등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2대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휴대전화기 부문의 부진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9조4400억원과 2조5100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2%와 36.8% 줄었다. LG전자는 휴대전화기 부문의 이익률 저하와 내수시장의 가전제품 판매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조선·철강=국내 조선업계는 2001년 미국 9·11테러 이후 지난해까지 극심한 발주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사상 최대였던 2000년의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부가가치가 높은 유조선과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하반기에도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상반기 매출 2조310억원에 영업이익 1875억원을 올려 실적 상승이 두드러졌다. 철강업계는 상반기 열연코일 가격이 치솟으면서 호황을 누렸다.

▽유통=상반기 유통업계는 소비 지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었다. 백화점은 올 1∼7월 동안 2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이 줄었다. 하지만 생활필수품 위주인 할인점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박진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위축으로 유통업체는 하반기에 매출이 지난해보다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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