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베개’가 뭐기에…‘梁향응’ 파문후 주문량 폭증

  • 입력 2003년 8월 6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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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베개이기에….’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이 술자리 주선자인 오원배 전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으로부터 ‘국화베개’를 선물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6일 이 국화베개 생산업자와 유통업체 등에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 국화베개 생산업자에게는 이날 하루 동안 주문량이 평소보다 20배나 늘었다.

이 국화베개는 충북 청원군 낭성면 호정리 화훼단지에서 국화를 재배하는 신완우(申完雨·48)씨가 2000년 4월 특허출원한 제품. 신씨는 직접 재배한 감국(토종 국화품종) 1000여송이에다 바이오 세라믹을 혼합해 1개의 국화 베개를 만드는데 세라믹과 국화 송이가 부딪치면서 은은한 국화향을 낸다. 가격은 개당 4만∼8만원. 이 베개는 국화향이 숙면을 돕고 고혈압, 중풍, 두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에는 1000여개가 팔렸다.

6일 오후 충북 청주시 국화 베개 판매업체에는 주문이 폭주, 직원들이 베개를 포장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청주=안철민기자

이 국화베개는 그동안 충북지역에서 인기가 높았지만 전국의 유명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에서는 유통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 ‘국화향베개’, ‘SK디투디’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대형 할인매장인 홈플러스 가정용품팀 안상미 대리는 “예전에 홈쇼핑 등에서 국화베개가 소개된 적이 있었지만 별로 인기가 없었다”며 “이번에 국화베개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어 2주 정도 시장 동향을 살핀 후 어느 정도 수요가 생기면 홈플러스 매장에도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전 실장이 선물받은 국화베개는 대통령 선물용으로 사전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는 “양 전 실장이 충북 청주를 방문하기 사나흘 전쯤 오씨가 베갯잇을 갖고 와 내용물을 채워줄 것을 부탁해 베개를 만들어 줬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양 전 실장이 오씨로부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선물용으로 전달받았다는 국화베개가 ‘금색 봉황무늬’ 베갯잇으로 특별 제작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며 민정수석비서관실에 보관 중인 베개 9개를 출입기자들에게 공개했다.

공개된 베개는 삼베 계통의 베갯잇 사각 끝 부분에 국화무늬가 새겨져 있었으나 금색 봉황무늬는 없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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