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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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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의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유해는 경기 하남시 선산에 안장된다. 유품은 고인의 유언에 따라 북측과의 협의를 거쳐 금강산에 묻힐 예정이다.
○…오전 8시32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정몽헌 회장의 시신을 태운 앰뷸런스를 따라 병원에 도착했으며 이어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 정몽준 의원 등 고인의 형제들이 잇따라 모습을 나타냈다. 형제들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 지하 2층에 들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족만 들어가는 4층 유족휴게실로 들어갔다.
○…빈소는 병원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장례식장 3층의 30호실(150평). 서울아산병원측은 이날 조문객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3층에 있는 80여평 규모의 나머지 빈소 5개를 모두 비워 700∼8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몽헌 회장의 유족인 부인과 1남 2녀의 자녀들은 이날 오전 4층 유족휴게실에서 정 회장의 형제들을 맞은 뒤 오후부터 빈소를 지켰다.
○…빈소를 찾은 정부와 여당의 고위 인사들은 한결같이 현대아산의 남북경협사업이 지속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건(高建) 국무총리는 “고인이 추진해 온 대북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도 ‘남북경협의 지속 추진’ 의지를 천명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급을 상기시킨 뒤 “남북경협은 제도가 하는 것이다”며 정 회장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도 “현대아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인이 추진해 오던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북사업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오후 4시경 빈소를 찾아 분향과 헌화를 한 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대신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정몽헌 회장은 부친인 정주영 회장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위대한 뜻을 갖고 희생한 만큼 남북경협 역사에 길이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이 시대에 할 일이 많은데 젊고 유능한 기업가를 잃은 것이 안타깝다.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밤 10시45분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가 정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이 상무는 방명록에 서명한 후 분향과 헌화를 한 뒤 바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에게 “아버님(이건희 삼성 회장)이 못 오시고 제가 대신 왔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고 식당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11시경에는 정몽준 의원 자리로 찾아가 위로했다. 오후부터 약 20m 길이의 3층 복도는 재계에서 보낸 조화들로 가득 메워졌다.손 회장의 조화를 비롯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KCC 정몽진 회장,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 등 재계 인사의 조화는 물론이고 화가와 대형 음식점 주인 등이 보낸 화환들도 도착했다.
○…정치권의 조문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상현 고문을 비롯해 김운용 이재정 정범구 김성호 의원(이상 민주당)과 한나라당 홍사덕 원내총무가 빈소를 찾았다.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김종필 자민련 총재 등은 조화를 보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에 앞서 정 회장의 투신자살 사실을 신고받은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경 현장에 출동해 1차 감식 작업을 벌였으며 50여분 후 서울지방경찰청 감식반이 2차로 도착해 감식을 마쳤다. 경찰은 현장 주변에 폴리스라인과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으며 현대측도 현대 본사로 출입하는 사람에 대해 일일이 신분을 확인하고 들여보내는 등 삼엄한 경계를 폈다.
○…빈소를 찾은 정부와 여당의 고위 인사들은 한결같이 현대아산의 남북경협사업이 지속 발전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건(高建) 국무총리는 “고인이 추진해 온 대북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도 ‘남북경협의 지속 추진’ 의지를 천명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급을 상기시킨 뒤 “남북경협은 제도가 하는 것이다”며 정 회장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남북경협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도 “현대아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고인이 추진해 오던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대북사업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오후 7시경 빈소를 찾은 부터는 일과를 끝내고 빈소를 찾기 때문인지 단체로 조의를 표하는 경제인들이 많았고, 외국인도 종종 눈에 띄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상공회의소 회장은 “정 회장이 대북사업을 하면서 희생하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대북 경협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회장과 접견실에서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가슴이 아프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서둘러 장례식장을 빠져 나갔다. 정 대표에게 정 회장은 “(동생이) 검찰조사를 받고 신경이 극도로 쇠약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 동석자는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김원기 김상현 고문과 정세균 정책위의장, 이낙연 대표비서실장, 이해찬 임채정 장영달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날 오후 9시반경 빈소를 찾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고인을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너무 끔찍한 일이다.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정 회장의 자살과 대북 송금 특검 수사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런 것은 검찰에 물어봐야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날 홍사덕 원내총무와 박주천 사무총장, 이강두 정책위의장, 박진 대변인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그는 이어 “5월 대북 송금 특검이 한창일 당시 만났을 때 정 회장은 금강산 관련 사업이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고, 개성공단에 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잘 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자살 동기에 대해서는 “특검 관련 조사가 그를 힘들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성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빈소를 찾아 “갑작스러운 일이라 할말이 없다”며 비통해했다.
○…5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빈소를 찾은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30분가량 머물다 떠나면서 “가슴이 아프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하고는 급히 장례식장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에서는 정 대표 외에 김상현 고문, 이낙연 대표비서실장, 박병석 정범구 이재정 김성호 의원이 빈소를 찾았다. 한나라당에서는 홍사덕 원내총무를 비롯해 이강두 정책위의장, 김무성 이원형 의원 등이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이날 오후 9시30분경 빈소를 찾은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는 정 회장의 자살과 대북 송금 특검 수사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런 것은 검찰에 물어봐야지”라며 “고인을 한번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너무 끔찍한 일이다.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김상현 김원기 이해찬 임채정 장영달 천용택 정세균 천정배 김운용 이재정 정범구 김성호 의원, 한나라당 홍사덕 박주천 임태희 박진 김영선 원희룡 의원, 박철언 김한길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사고 현장인 계동 사옥에는 이른 아침부터 정몽구 회장과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 등 현대 관계자 수십명이 나와 자살 원인과 대책 등을 논의했다.
현대측은 이날 오전 10시 반경 강명구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현대측의 입장은 정몽헌 회장의 사망 사실을 발표하고 국민과 임직원들에게 죄송하다는 간단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대북 경협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번 사건이 대북 송금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정몽헌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정 회장의 고교동창 박모씨(53)는 경찰조사에서 “개인적인 이야기 외에 다른 말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경찰 진술에서 개인적으로 추정하는 자살 동기를 말한 뒤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추정일 뿐이니 진술에는 포함시키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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