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자살 충격]자살 이틀전에도 소환조사 받아

  • 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48분


검찰이 ‘현대 비자금 150억원+α’ 사건과 관련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을 최근 세 차례 소환조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지난달 26일과 31일, 자살하기 직전인 이달 2일까지 모두 3차례 정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1일 정 회장이 대북송금 사건 3차공판에 출석했던 것을 포함하면 정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연 3일 검찰과 법원을 오갔던 셈이 된다.

검찰은 정 회장을 상대로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을 통해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전달한 경위와 이른바 ‘+α’ 부분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정 회장에게 다양한 ‘카드’를 내놓았을 가능성이 있고, 이것이 정 회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이 남북경협에 대한 신념으로 150억원 비자금 부분에 대해서는 일관된 자세를 보였지만 검찰 수사가 예상 밖으로 관련기업의 비리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마음이 흔들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은 수시로 변호인과 접견을 했고 조사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검찰 질문에 성실히 답하는 등 자살할 만한 어떠한 징후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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