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최신호(21일자)에 따르면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로퍼 ASW가 30여개 주요국 소비자 3만명을 대상으로 2002년 대비 브랜드 선호도 증감을 조사한 결과 미국산 브랜드 상위 10개 가운데 9개사의 점수가 0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 및 아시아산 브랜드 상위 10개 중 8개사는 점수가 올랐다.
미국산 브랜드는 포드만이 플러스(+7)였을 뿐 나머지는 모두 마이너스였다. 특히 각국 반미시위의 상징적인 표적이 됐던 맥도널드는 -21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나이키도 각각 -18과 -14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 및 아시아산 브랜드의 경우 노키아(핀란드)와 메르세데스 벤츠(독일)만이 각각 -13과 -10을 기록했을 뿐 8개사는 모두 플러스였다. BMW(독일)가 +33으로 선호도가 가장 많이 올랐고, 필립스(네덜란드)와 도요타(일본)는 그 다음으로 +15였다. 삼성도 +13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이라크전쟁 반대시위의 ‘심장부’였다고 할 독일에서 미국산 브랜드 선호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나이키 제품을 주로 쓰고 있다는 독일 지역 응답자 수가 지난해 49%에서 올해 29%로 떨어졌다. 맥도널드를 정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자 수도 43%에서 34%로 줄었다. 로퍼 ASW의 톰 밀러 이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미국산 브랜드의 독주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는 경고”라며 “국제적인 브랜드 파워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 계속된 부실회계 등 기업 스캔들도 미국산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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