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코오롱, 전자업체로 변신…900억원 투자 양산채비

  • 입력 2003년 4월 17일 18시 15분


㈜코오롱(대표이사 조정호·曺正鎬)이 전자업체로의 변신을 시도한다. 반면 섬유산업 비중을 2002년 40%에서 2006년까지 25%로 축소할 계획이다.

코오롱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인 유기전계발광(EL) 소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내년 4월까지 모두 900억원을 투입해 충남 홍성군에 유기EL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17일 발표했다. 유기EL은 전기 에너지를 받으면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물을 이용한 디스플레이로 얇고 응답 속도가 빨라 휴대전화 외부창 용 등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은 내년 6월까지 월 52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확립해 내년 300억원, 2005년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또 추가 증설을 통해 2006년에는 38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코오롱은 이번 사업 진출을 위해 2000년 11월 디스플레이 전문 연구 제조회사인 네오뷰를 설립해 유기EL과 관련한 29건의 자체 특허를 획득했다. 또 계열사인 코오롱글로텍이 2월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제조업체인 셀빅(구 제이텔)을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조 사장은 “이미 국내업체 3곳, 대만업체 2곳과 공급 협상을 하고 있다”며 “최근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필름에 이어 이번 투자로 섬유에서 타이어코드, 필름 사업 등으로 꾸준히 새 영역을 개척해 온 코오롱이 또 한 번의 변신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의 이번 결정으로 유기EL 분야에서 국내외 업체간 경합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과 대만업체들이 앞다퉈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나선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일하게 풀 컬러 유기EL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SDI에 이어 LG전자, 오리온전기 등이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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