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종 가치투자 대표로…주가 작년말보다 16∼33%올라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01분



시멘트업종은 종종 사양산업으로 간주되곤 한다. 흐릿한 회색의 이미지처럼 지지부진한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의 입에 그다지 오르내리지 않는 종목군이다.

그러나 가치투자자들은 올해 수익률이 가장 기대되는 대표적인 종목으로 시멘트 관련주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멘트업종의 추이를 주시하며 투자 비중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노다지 산업〓건설경기의 활황 등에 힘입어 시멘트 회사들은 작년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다. 대표적인 경쟁업체인 한일시멘트와 성신양회의 영업이익은 최근 4년 동안 모두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두 회사 외에 현대 아세아시멘트 등 주요 4개사의 주가는 작년 말에 비해 모두 16∼33% 증가했다.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에 비해서는 최대 40%까지 오른 수치다.

올해에도 1·4분기(1∼3월) 시멘트 내수가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하고 재고량은 20% 줄어드는 등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증권은 시멘트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한 단계 올렸다. 시멘트 내수증가율 전망치도 기존의 1%에서 3.7%까지 높였다.

앞으로 건설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자문운용본부장은 “건설업체들은 분양이 되지 않으면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그런 의미의 건설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건물은 계속 지어지고 있다”며 “시멘트에 대한 수요는 올해도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을 버는 데는 이유가 있다〓시멘트업체들은 경기 부진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우선 원료인 석회석이 국내에 풍부하다. 또 시멘트 가격은 40㎏에 2800원으로 무게와 부피에 비해 값이 싸다. 반면 운송비는 비싸고 장기 저장도 어려워 수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국내 시멘트업체들은 대부분 석회석 광산 근처에 공장을 짓는다. 지역독점을 바탕으로 한 시장지배력을 갖게 되는 것.

공장 설비에만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등 진입 장벽도 높다. 그 결과 시멘트산업은 60년대 이후 사업을 시작한 7개 업체가 과점하고 있는 양상이다.

시멘트 가격은 작년 5%가량 인상되는 등 조금씩 상승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한번 굳어진 시멘트는 재활용이 불가능해 수요도 꾸준한 편이다.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등은 부실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철저한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 성신양회와 현대시멘트는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시가배당률 6%대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 정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시멘트 주요4사 비교 (단위:백만원, 배)
한일시멘트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현대시멘트
매출액566,639642,312287,032420,049
당기순이익51,81764,95742,16531,834
주가순자산비율(PBR)0.460.740.260.37
주가수익률(PER)5.554.462.783.74
배당수익률(%)2.46.63.76.2
배당성향(%)12.827.78.515.4
실적은 2002년 수치. 자료:동원투신운용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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