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지금살까 내년에 살까

  • 입력 2003년 4월 7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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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에 따른 고유가 행진으로 최근 경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국내 경차 판매대수는 3710대로 2월보다 29.6% 증가했으며 승용차 시장 내 경차 점유율도 2월 4.0%에서 지난달 4.8%로 늘었다.

하지만 경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은 정부의 경차 관련 정책, 각 자동차 업체들의 경차 개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각 회사의 경차 전략〓정부는 올해 안에 경차 규격을 현행 배기량 800cc 미만, 차폭 1.5m 이하에서 1000cc 미만, 차폭 1.6m 이하로 확대키로 최근 결정했다. 다만 자동차 업계의 상황을 고려해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기아차는 비스토 후속모델인 배기량 1000cc급 SA(이하 프로젝트명)를 내년 초 내놓을 계획이다. SA는 새 경차 규격에 맞게 차 길이 3495㎜, 차폭 1595㎜, 차 높이 1480㎜로 비스토보다 차폭이 늘고 차 높이는 낮아졌다.

기아차는 또 유예기간이 있는 만큼 SA 판매가 시작된 이후에도 당분간 기존 비스토를 계속 생산할 예정이다.

GM대우차는 마티즈Ⅱ 후속 모델인 M200을 내년 선보인다. 이 차는 경차에 레저용 차량(RV)의 스타일을 적용했다. 마티즈와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개발된 만큼 차명도 바뀐다.

GM대우차는 그동안 수출용 마티즈Ⅱ에 장착했던 1000cc급 최첨단 소형 T4엔진을 이 차에 얹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차체는 새 경차 규격에 맞추기 어렵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아토스를 단종하고 현행 규격의 경차 사업에서 손을 뗐다.

▽경차 살만 할까〓연비를 중요시 여긴다면 올해 마티즈Ⅱ나 비스토를 사는 것이 좋다.

앞으로 나올 경차는 차체가 커지고 배기량이 늘면서 기존 경차보다 연비가 조금 낮아질 전망이다. 또 올해는 각 자동차 회사들이 외환위기 이래 최대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차량 구입의 적기다.

뒷자리도 자주 활용하며 소형차와 비슷하게 쓸 사람이라면 내년 신형 경차 구입이 적당하다. M200과 SA는 차량 성능, 실내 활용도 면에서 소형차를 따라잡을 기세다. 다만 배기량 증가나 신차 효과 등으로 기존 경차보다 가격이 비싸진다.

출퇴근용으로 소형차를 사려고 했다면 정부의 경차 혜택 방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앞으로 경차에 대해 △취득세, 등록세(차값의 2%) 면제 △공채 매입(차값의 4%) 면제 △자동차세 인하(cc당 80원→22.5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정부안이 확정되면 경차는 소형차에 비해 구입비용은 300만원가량, 연간 유지비용은 180만원가량 낮다. 4, 5년 경차를 타면 중형차 1대 값을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남충우(南忠祐) 부회장은 “에너지 절약이 아니라 소비자 개개인의 이득을 위해서도 경차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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