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외화예금 사상최고 145억 달러

  • 입력 2003년 3월 26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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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불안으로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외환 시장에 내놓지 않고 개인들도 원화자산을 달러화 자산으로 바꾸는 바람에 거주자 외화예금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주자 외화예금은 19일 145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보인 뒤 21일 145억4000만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작년 9월 말 98억7000만달러에서 올해 1월 말 136억3000만달러, 2월 말 133억1000만달러로 늘고 있다.

한은은 기업들이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보유 달러를 팔지 않는 데다 일부 기업이나 개인이 추가로 달러를 사들이면서 거주자 외화예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미-이라크전쟁, 북한 핵문제,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원화보다 달러를 들고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심리가 외환시장에 퍼져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최공필(崔公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달러화도 이라크 전비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와 경상적자 확대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약세가 예상되는 등 안전한 자산이 아니다”라며 “국내 경제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원화 보유의 위험이 높아지다 보니 시중 자금이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의 해외 유출에 대해 우리은행 김종근(金鍾根) 부부장은 “아직 달러의 해외탈출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일부 부유층이 달러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제불안이 지금보다 더 커지면 달러의 해외탈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주자 외화예금▼

국내 기업이나 개인이 금융기관에 맡긴 외화(주로 달러)를 뜻한다. 대체로 기업의 수출대금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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