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중동수출 불똥…전쟁-유류할증료 인상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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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수출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내달부터 중동 항로의 물류비가 크게 올라 수출 환경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24일 무역협회와 수출업계에 따르면 중동 항로 해상운임의 3대 구성 요소 중 전쟁보험료가 이달 초 크게 오른 데 이어 다음달 1일부터 기본운임과 유류할증료가 인상된다. 항공화물에서는 전쟁보험료와 유류할증료가 이미 인상된 데 이어 기본운임이 조만간 오를 전망이다.

해상운송의 경우 영국 로이드보험사가 결정하는 전쟁보험료는 이번 달부터 일부 중동 항로에서 5배 이상 오른 상태. 이라크 요르단 쿠웨이트 등 위험지역을 지나는 선박은 선가(船價)의 0.05%에서 0.25%로 인상된 전쟁보험료를 내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중동행 선박의 기본운임이 20피트짜리 컨테이너(TEU)당 150달러씩 인상된다. 한국 수출 물량이 가장 많은 두바이행 선박의 경우 기본운임은 TEU당 800달러에서 950달러로 오른다.

올 초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도입된 유류할증료는 두바이행 선박의 경우 TEU당 50달러에서 70달러로 인상된다. 국제선사협의회(IRA)가 결정하는 기본운임과 유류할증료가 다음달부터 일제히 오를 경우 두바이행 화물운임은 TEU당 850달러에서 1020달러로 20% 인상된다. 여기에 이미 오른 전쟁보험료까지 합치면 총인상률은 30∼40%에 이를 것으로 무역협회는 보고 있다.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 물량이 많은 항공운송의 경우 기본운임은 아직 오르지 않았지만 전쟁할증료와 유류할증료가 최근 잇달아 인상됐다. 유나이티드, 노스웨스트, 루프트한자 등 외국항공사들은 이달 17∼24일 유류할증료를 ㎏당 0.15달러에서 0.20달러로 일제히 올렸다.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는 다음달부터 유류할증료를 외국항공사 수준으로 올려줄 것을 건설교통부에 요청하고 있다.

무역협회 김길섭 하주사무국 차장은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될 경우 수출 물류비 상승이 가장 걱정된다”면서 “국제유가가 내리더라도 기본운임이나 유류할증료가 내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한편 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 현재 이라크전으로 인한 한국 기업의 중동수출 피해액은 5513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 중 수출상담 중단이 3936만달러로 가장 많고 선적하역 중단 1162만달러, 수출대금 회수 지연 333만달러 등의 순이다.

한국의 대(對)중동 수출 차질 현황
유형건수(건)금액(달러)
수출상담 지연2003936만
선적·하역 중단991162만 2000
수출대금 회수 지연72333만
현지신용 차질864만
선적서류 송달 차질616만 9000
총피해 규모3855514만 1000
피해 건수와 금액은 18~24일 합계치. 자료:무역협회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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