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쥔 배당금 더 줄었다"…'배당성향' 오히려 줄어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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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당을 적극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이익 가운데 소액만 나눠줘 ‘짠 손’이란 눈총을 받고 있다.

▽배당금은 증가, 배당성향은 감소〓2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배당을 실시한 12월 결산법인은 350개사로 전년 306개사보다 14.38% 늘었다.

총 배당금도 2001년 3조8477억원에서 작년 5조8846억원으로 52.94% 늘어났다.

이는 상장기업들이 2002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낸 데 따른 것. 배당 실시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17조8259억원에서 30조7819억원으로 72% 늘어났다.

외국인투자자에게 지급한 배당금도 2조1000억원에 이르러 전년보다 74.57% 증가했다. 외국인들이 대형우량주 위주로 투자를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순이익의 어느 정도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는지를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오히려 감소했다. 2001년 21.58%였던 배당성향은 작년 19.12%로 줄었다.

이들 기업의 시가배당률은 현재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한 수준인 4.75%. 전년보다 0.37%포인트 올랐지만 작년 말 이후의 증시 폭락세를 감안하면 수익률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에 대해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규투자금과 유보금 등을 마련해야 하므로 실적이 좋아도 배당금을 늘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주주 중심의 경영을 판단하는 기준은 배당금 자체보다는 배당성향”이라며 “상당수 기업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분배하는 데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벌어들인 돈은 회사의 주인들에게〓꾸준한 배당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회사도 적지 않다.

신대양제지 한일건설 동부정밀화학 등 74개사는 최근 3년간 시가배당률 5%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해 왔다. 한국포리올은 1000원에서 1100원, 1150원으로 매년 주당 배당금을 조금씩 늘리고 있고 LG가스와 SK가스, 일정실업, KT&G 등도 매년 1250∼1400원씩 꼬박꼬박 지급했다.

3년째 8% 이상의 시가배당률을 유지해온 에쓰오일의 배당성향도 81%에 이른다. 한진해운과 현대백화점, 호텔신라 등도 배당성향이 80% 이상인 ‘큰손’ 기업들이다.

한편 이번에 조사된 상장기업들의 배당총액은 삼성전자가 912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전력(5113억원) 국민은행(3252억원) 포스코(2860억원) 현대자동차(243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3년간 연속 시가배당률 5%이사인 기업 10위
종목2002년2001년2000년
주당배당금시가배당률주당배당금시가배당률주당배당금시가배당률
신대양제지1,00012.491,00017.245009.56
한일건설40010.793007.6330012.10
동부정밀화학75010.505007.615008.49
신일건업2509.902005.701005.71
한국쉘석유2,4009.802,3008.582,45010.94
에쓰오일1,8759.681,8758.482,5009.09
동성화학7509.425006.496007.45
삼익LMS1809.205006.705006.50
문배철강3009.102506.672508.62
한라건설3508.903006.323008.36
자료:증권거래소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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