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통신장비업체 佛 알카텔社…3세대 이통 선두 굳혀

  • 입력 2003년 3월 23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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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 기술진들이 신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사진제공 알카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 기술진들이 신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사진제공 알카텔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프랑스의 알카텔은 지난해 통신업계가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의 11%인 18억유로(약 24조원)를 기술개발(R&D)에 투자했다.

쟁쟁한 경쟁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아예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등 무조건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가 되는 결정이었다.

▽“초고속인터넷을 봐라”=최고 경영자인 서지 추룩의 핵심측근으로 전략결정 자문역을 맡고 있는 조제프 코르누는 기자가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고 묻자 대뜸 이렇게 답변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초고속인터넷 장비인 디지털가입자회선(DSL)에 대해 “과연 수요가 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알카텔은 DSL에 과감하게 투자, 오늘날 DSL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업체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

▽미래의 성장엔진을 찾아라=알카텔은 이제 차세대네트워크(NGN), 제3세대 이동통신(3G ), 음성 및 데이터 통합제품 등의 분야에 인력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미 3G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일본의 NTT 도코모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각지에 3G 리얼리티 센터를 설립, 통신사업자는 물론 콘텐츠 및 응용프로그램 개발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차세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전체 직원 9만9000여명 중 2만2000여명에 이르는 엔지니어 인력은 통신분야에서만 매년 500건 이상의 특허를 추가하고 있다.

▽알카텔, 왜 강하나=KT는 지난해 12월 민군 공용 통신위성인 무궁화위성 5호 제작업체로 알카텔을 선정했다는 국제 경쟁입찰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실은 루슨트 등 세계 유수의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이 빈사상태에 빠졌는데도 알카텔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즉 알카텔은 제품군이 통신장비를 포함해 광학, 항공 등으로 분산돼 있어 한 분야가 불황에 빠져도 다른 제품들이 그 틈을 메워줄 수 있다. 지역적으로도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골고루 매출을 올리고 있어 위험분산 효과가 있다. 반도체 휴대전화 가전 등을 모두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어느 한 제품이 불경기를 타도 다른 제품의 선전(善戰)으로 잘나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것만 하자”=홍보팀장인 클라우스 워트랙은 “알카텔은 오래 전부터 정말 철저한 구조조정을 했다. 아웃소싱 등을 통해 비용을 크게 절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매출액을 과거 200억달러에서 120억달러로 낮췄다”고 말했다. 당시 모토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은 다른 회사에 넘기고, 알카텔은 남들이 못하는 것만 하자”였다. 이에 따라 많은 공장을 매각했다. 알카텔은 현재 휴대전화 단말기도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워트랙은 “98년 250개에 이르는 생산설비를 90개까지 줄였으며 매각한 생산설비는 150억달러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파리=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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