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공정위원장 ＂기업개혁 경제여건 감안 조절＂

강철규(姜哲圭)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10일 “시장시스템의 개혁을 위해 출자총액규제와 부당내부거래 근절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여건을 감안해 개혁의 속도와 수준은 조절하겠다”고 말해 지나치게 빠른 속도의 ‘기업개혁 드라이브’를 걸지는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강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 기업집단은 총수가 지배하는 후진국형으로 과잉투자 위험과 국민경제의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며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분리 △출자총액제한 등 기업집단의 지배구조 개선제도 유지 △부당내부거래 근절 등을 개혁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또 “시장의 실패는 정보 및 의사결정의 독점, 부당내부거래, 시장집중 등에 따른 결과이며 개별 기업과 기업집단 사이에 불공정 경쟁이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4월부터 삼성 등 6대 기업에 대한 전면적인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실시하고 계열분리청구제 도입, 출자총액제한 강화 등도 검토 중이다. 그는 “경제는 유기체와 같아 한군데가 병이 나면 그때그때 치료와 수술을 해야 한다”며 “다만 이라크전쟁, 북핵문제 등 대내외 환경과 경제상황의 어려움을 감안해 불필요한 충격이 최소화되도록 개혁의 속도와 수준을 조절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 공정위의 역할이 마치 기업활동규제인 듯이 생각하고 있지만 경쟁원리를 불어넣고 질서를 잡아 시장의 실패를 막는 일”이라며 “공정위가 필요 이상으로 기업활동에 장애를 준 요인이 있었다면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