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P&C박정구 사장 "대박 꿈꾸는 투자자는 사절"

  • 입력 2003년 3월 9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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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에 큰돈을 벌고 싶은 투자자는 오지 마세요. 길게 보고 보수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결국 부자가 되는 길입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가치투자를 내건 투자자문회사 ‘가치P&C’(사장 박정구·40)가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등록허가증을 받아 8명의 직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장기적인 가치투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가득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길’을 외치기는 쉽지 않은 일. 그러나 회사 설립 6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박 사장은 “실적으로 보여주겠다”며 포부가 대단하다.

정식 영업까지 시간이 걸린 이유는 자격증을 갖춘 전문인력이 최소 4명 이상 되어야 하는 투자자문업법 때문. 박 사장은 직원들이 작년 12월 자격증 시험을 통과할 때까지 기다렸다.

6개월 동안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연을 맺어온 고객들의 문의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웠다. 박 사장은 ‘무료이면 영업행위가 아니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활용해 수수료 한 푼 없이 100억원가량을 관리해 줬다.

“새로 찾아오는 고객에게는 가치투자 방식을 상세히 설명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라고 강조합니다. 이 방식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며 그냥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저축같이 안전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은 확고하다. 현재의 장기 증시침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차피 단기투자로 매매차익을 올리는 것은 그의 관심 밖이다.

“좋은 기업만 찾아낸다면 30년도 투자할 수 있습니다. 배당을 받아가면서 기다릴 준비가 돼 있으면 지금의 폭락세는 가치투자자들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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