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만 떼어 판다…현대투신-투신운용과 분리 매각

  • 입력 2003년 3월 4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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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현대증권을 현재 진행중인 현대투신의 해외매각과는 별도로 분리해 매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 매각을 계기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일 정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대투신 현대투신운용 현대증권 등 현대계열 금융3사 가운데 현대투신과 현대투신운용을 묶어 매각하고 현대증권은 분리해 별도로 매각하기로 결론짓고 조기에 매듭짓기로 했다.

정부 당국자는 “현대투신 인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프루덴셜사가 현대투신과 현대투신운용만 인수하기로 결론을 지은 상태”라며 “현대증권은 별도로 공개매각 방식을 통해 팔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투신 매각작업에 정통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도 “현대투신 매각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면서 “인수하려는 측의 추가적인 희망사항을 일부 반영하면 매각 협상을 곧 최종 타결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투신 인수를 희망하는 프루덴셜은 한국에서의 투신업무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지만 증권사 경영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현대증권은 별도의 분리매각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대증권을 매각해 현대투신과 현대투신운용에 투입될 공적자금의 일부를 메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현대증권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데다 현대증권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지도 않은 상황이어서 대주주측에 공개매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현대투신 부실에 대해 이미 현대 금융계열사들이 책임을 분담하기로 약속한 만큼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업계 3, 4위권의 대형 증권업체로 작년말 기준으로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관할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16.63%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이 밖에 97개 금융회사들이 5.48%, 개인투자자들이 51.5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지주, SK증권 등이 벌써부터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증권산업이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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