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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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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LG그룹은 국내 대기업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회사체제로 탈바꿈한다. 다른 그룹에 한발 앞서 오너 중심의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함으로써 LG그룹은 재벌개혁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가장 먼저 부응한 셈.
그러나 과거 출자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했던 지분이동 등에 대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찮다.
▽최초의 본격 지주회사 출범=49개 계열사 중 LG전자와 LG화학, LG칼텍스정유 등 34개 계열사가 1일자로 ㈜LG에 편입된다. 통합지주회사인 ㈜LG는 △자회사 출자 △출자 포트폴리오 구성 △자회사 성과 관리 △LG브랜드 관리 육성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LG는 △발행주식총수 2억616만8555주 △자본금 1조3008억원 △자산 6조2000억원 △자기자본 4조6000억원 △부채비율 35%의 비교적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췄다. LG그룹은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구본무(具本茂) 회장을 새 지주회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고 조직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편입될 수 없는 LG투자증권과 LG카드 등 금융계열사 및 LG상사와 LG건설 등은 대주주가 지분을 보유하면서 계열기업 관계를 유지하게 되며 일부 기업은 완전히 계열 분리된다.
‘구씨-허씨’ 공동 창업가문이 각각 보유한 통합지주회사의 지분은 7 대 3 비율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건설은 계열기업 관계는 유지하되 허창수(許昌洙) 회장 일가 쪽으로 정리될 전망이다. 또 LG전선, LG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등 4개사는 올해 말까지 구태회(具泰會) 구평회(具平會) 구두회(具斗會)씨 등 3명의 창업고문 쪽으로 계열 분리돼 독립 운영된다. 이들은 구본무 그룹 회장의 조부인 고 구인회(具仁會) LG 창업주의 동생이다.
▽새 정부의 재벌개혁에도 부합=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재벌정책의 한 갈래는 적은 지분을 갖고 있는 오너가 복잡한 계열사간 순환출자나 상호출자를 통해 ‘가공(架空)자본’을 형성해 지배권을 장악하는 한국식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2000년부터 지주회사 출범을 준비해온 LG는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는 지배구조 모델을 제시한 셈. 대주주의 잦은 지분변동 등 자본시장이 지적해온 투명성 문제도 개선돼 증시에서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G구조조정본부 정상국(鄭相國) 부사장은 “LG는 선진적 지배구조인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을 계기로 각사의 사업실적과 경영실적이 일치하지 않는 모순과 불투명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앞으로의 전망 및 걸림돌=‘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골격으로 하는 LG그룹 통합지주회사 출범의 여파는 중장기적으로 다른 대기업에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SK㈜를 지주회사로 키울 계획이던 SK그룹의 최태원(崔泰源) 회장이 최근 검찰에 배임혐의로 구속됐고 ㈜동부를 그룹지주회사로 육성하던 동부그룹도 아남반도체에 대한 계열사 초과지원 혐의로 금융감독원의 특별감사를 받는 등 진통을 겪고 있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후속 기업이 단기간에 등장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 역시 1999년 회사가 100% 보유했던 LG석유화학 지분 중 70%를 구본무 회장 및 친척들에게 적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 구 회장 등 당시 LG화학 이사들이 거액의 자본 이득을 챙기고 회사에는 약 823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이 2003년 1월 민사소송을 제기해 둔 상태여서 통합지주회사로의 성공적 안착에 마지막 걸림돌로 남아 있다.
▼지주회사란 ▼
지주회사(持株會社·holding company)는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또는 지배가 가능한 한도까지 사들여 지배권을 행사하는 회사로 한국에서는 1999년 4월에 설립이 허용됐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에 대해 △부채비율 100% 이내 유지 △자회사 주식을 상장기업은 50%, 등록기업은 30% 이상 소유 △(금융 지주회사가 아닌)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소유 금지 △일반 지주회사 자회사의 지배목적 주식소유 금지 등 요건을 정해 놓고 있다.
또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지배를 목적으로 한 출자를 금지하는 대신 지주회사는 순자산 25% 이상 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상의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별도의 자체 사업을 운영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사업지주회사’와 ‘순수지주회사’로 나뉘며 ㈜LG는 순수지주회사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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