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새아파트 짓기 힘들어졌다…市 난개발 억제책때문

  • 입력 2003년 2월 20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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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규 주택의 ‘보급창고’였던 경기 용인시가 되레 ‘분양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3개월(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 동안 용인에 새로 나온 아파트는 2486가구. 2001년 11월부터 2002년 1월까지 8822가구가 분양된 것과 비교하면 28% 수준으로 급락했다.

공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난개발 억제책 때문. 분양 계획을 잡아 놓고 1년 넘게 애만 태우는 건설회사도 많다. 이 때문에 그간 적체돼 있던 미분양 아파트가 되레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난개발 억제책은 늦게나마 용인의 주거환경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토지에 돈이 잠긴 건설회사들이 결국엔 분양가 인상으로 손실을 만회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난개발 억제정책으로 경기 용인시의 아파트 공급 물량이 작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용인시 수지의 아파트 단지 전경.동아일보 자료사진

▽신규 공급 1년 이상 지연〓대형 건설회사인 K사가 용인시 성복동에 아파트를 짓기로 한 건 작년 8월. 시행사(땅 주인)와 협의는 이미 끝난 상태다. 땅값 일부도 이미 지불했다.

당초 분양은 지난해 10월이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아직까지 분양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용인시의 잇단 건축심의 반려.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인허가를 처음부터 다시 밟을 경우 빨라도 6개월 뒤에나 분양이 가능할 전망이다. P사 관계자는 “올해 추석이 끝난 뒤라야 아파트를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시행사나 시공사 모두 상당한 금융비용을 감수해야 할 판”이라고 털어놨다.

작년 하반기에 새 아파트 8000여가구가 공급될 계획이었던 동백지구도 마찬가지. 도로 개설 여부를 놓고 3개월째 용인시와 한국토지공사, 건설회사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분양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모상규 용인시 건축과장은 “법규대로 사업승인을 내주고 있을 뿐”이라며 “하지만 예전처럼 무분별한 아파트 건립은 적극 막겠다는 게 용인시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 ‘불티’〓새 아파트 공급이 늦어지자 미분양 아파트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특히 이들 아파트는 가격 할인 혜택까지 주고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복동 ‘벽산첼시빌’은 올 들어 미분양 물량의 80% 이상 소진됐다. 분양대행사 ‘알파오’의 이성진 사장은 “총 951가구 가운데 200여가구가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30가구로 줄었다”고 전했다. 벽산건설은 최초 분양가에서 2500만원 가량을 할인해 주고 있다.

인근 상현동 ‘두산위브’도 200가구가 넘던 미분양 물량이 많이 줄었다. 현재 대형 평형 일부만 남아있다.

▽공급 감소, 득일까 실일까〓일단 기존 아파트에는 호재다. 용인시가 신규 공급은 가급적 억제하는 반면 기존 아파트의 주거환경은 개선하는 쪽으로 방침을 굳혔기 때문이다.

현재 4000여가구가 완공된 성복동만 해도 양재까지 바로 통하는 327번 도로가 4월 착공될 예정이다. 미분양 아파트가 잘 팔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를 사려는 이들은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한다.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P건설 관계자는 “분양이 지연될수록 땅값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일반 준농림지 아파트라도 분양가를 평당 650만원 이상에서 책정해야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동백지구에서 분양하려는 건설회사들은 평당 분양가를 750만원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 더존공인 김만성 사장은 “종전에는 건설회사들이 일방적으로 분양가를 올렸지만 요즘은 건립 비용 자체가 늘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미분양 아파트 가격 할인 자료:각 건설회사
위치아파트평형최초 분양가비고문의(031)
성복동벽산첼시빌51∼752억8430만∼4억4950만원중도금 1년 무이자 융자(분양가 일시불하면 2500만원 할인)263-5877
죽전동롯데죽전빌리지674억900만원잔금 1년 6개월 납부 유예266-7441
상현동두산위브61∼733억5633만∼4억3021만원분양가의 65%까지 2년 무이자 융자 276-0111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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