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자일리톨' 껌시장 평정…시장규모 年6000억대로

  • 입력 2003년 2월 1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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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껌 시장은 이제 ‘자일리톨’을 빼곤 논할 수 없습니다. 자일리톨은 설탕, 물엿처럼 달콤한 감미료의 일종이지만 ‘역설적으로’ 충치를 예방하는 성분입니다.

어떻게 충치를 예방할까요. 간혹 치과에 자일리톨의 충치 억제 방식을 설명하는 글이 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 많은 이들이 맞는 소리냐고 물어봅니다. 하긴 충치균을 굶어 죽인다는 설명에 바로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죠.

정말 그렇습니다. 충치균은 맛있는 자일리톨을 참 좋아해 이것만 먹는데, 자일리톨은 설탕과 달리 소화를 시키지 못한답니다. 결국 먹고 또 먹다 ‘아사(餓死)’한다는 거죠. 최근 보건복지부의 ‘충치예방 5형제’ 포스터에 한 방법으로 들어갈 정도로 이런 방법의 효과가 좋습니다. 엽기적이지 않으세요?

반면 충치균이 설탕을 먹으면 치아를 녹이는 산을 배설해 충치의 원인이 된다고 하네요. 같은 단맛이라도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게 신기합니다.

이 자일리톨 덕택에 한국 껌 시장은 한 단계 도약했습니다. 2000년 이 껌이 나오면서 심심풀이로 씹는 음식이라는 껌의 컨셉트에 몸에 이롭다는 개념이 첨가됐습니다.

시장 규모는 당시 2200억원에서 불과 2년만인 지난해에는 6000억원 규모로 3배 가량 늘었습니다. 현재 껌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기능성 껌 가운데 자일리톨 계열로 분류되는 게 무려 90% 이상입니다.

시장이 커진 만큼 껌 업체들도 자일리톨을 토대로 다른 성분을 보탠 ‘최첨단 껌’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충치예방은 물론 입 냄새 제거, 위장의 대표적 유해균 헬리코박터균 억제 등에다 요즘은 충치균을 살균하는(굶어 죽이는 게 아닌) 천연 항균제를 담은 제품까지 나왔습니다. 자일리톨이 40여년 한국 껌 역사에 불러온 변화는 참 큽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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