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한 패션…정장부터 속옷까지 '맞춤 구매'

  • 입력 2003년 2월 19일 17시 39분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에 입점해 있는 맞춤 와이셔츠 전문매장인 ‘로얄맞춤셔츠’에서 한 고객이 치수를 재고 있다. 와이셔츠 가격은  9만∼30만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에 입점해 있는 맞춤 와이셔츠 전문매장인 ‘로얄맞춤셔츠’에서 한 고객이 치수를 재고 있다. 와이셔츠 가격은 9만∼30만원. 동아일보 자료사진
《‘맞춤 정장’이 뜨고 있다. 기성복을 대량 생산하는 의류 대기업도 최근 맞춤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특히 LG패션은 2000년 들어 매년 맞춤 정장 품목을 하나씩 늘릴 정도. 서울 압구정동과 명동 일대에는 청소년과 대학생을 타깃으로 중저가 맞춤 양복점도 생겨나고 있다. 반응도 좋다. LG패션의 맞춤 신사복은 매년 100% 가깝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과 겨울, 맞춤 닥스 신사복 성장은 2001년 같은 기간보다 90%나 늘었다. 맞춤 분야도 늘고 있다. 와이셔츠, 구두, 내의 등도 맞춤 서비스 대열에 끼어들었다.》

▽왜 다시 맞춤인가〓한국맞춤양복기술협회 김노호 사무총장은 “예전에는 고소득층인 30, 40대 위주로 맞춤양복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20대도 맞춤을 많이 한다”며 “양복 허리선, 스타일 등을 자기 체형에 딱 떨어지게 옷을 만들기에는 맞춤보다 나은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맞춤복으로 하면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도 있고 재단사가 집이나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치수를 재 주기도 한다. 기성복이 빠르고 편리하다면 맞춤복은 품격 있는 서비스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백화점에서 남성 정장을 맞춰 입으세요〓백화점에서 팔리는 모든 정장을 맞춤복으로 살 수는 없다. 일부 브랜드 가운데 고가라인을 중심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의 ‘갤럭시 수미주라’ ‘빨질레리’ ‘지방시’, LG패션의 ‘마에스트로’ ‘닥스 신사’ ‘알베로’, 코오롱패션의 ‘오스틴리드’ 등이 맞춤복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예다.

이들 제품을 파는 매장에는 완제품과 원단이 같이 준비돼 있다. 고객은 완제품의 스타일을 본 후 원단과 색상을 직접 선택하면 된다. 치수를 재고 시침바느질(가봉)에 들어간 후 7∼10일 정도 지나면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양복이 탄생한다.

맞춤복의 최대 장점은 구부정한 등, 좁은 어깨 등과 같은 개개인의 체형 결점을 보완해준다는 것. 하지만 맞춤복이 대부분 80만∼2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일 뿐 아니라 세일 품목에서 제외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맞춤 양복점도 좋아요〓서울에서 양복점이 모여있는 곳은 명동, 소공동, 충무로 일대다. 지역마다 20∼50여곳의 고급 맞춤양복점이 있어 옛날부터 정재계 인사들에게 이름이 높았다. 가장 오래된 맞춤 양복점은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종로양복점’으로 1916년 개업해 현재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 롯데1번가에는 대한민국 기술명장으로 인정받은 재단사가 근무하는 ‘홍균양복점’, ‘라이프양복점’, ‘프라자양복점’ 등이 모여있다. 강남구 삼성동에는 역대 대통령이 즐겨 옷을 해 입는 곳으로 소문난 ‘잉글랜드양복점’이 있다.

고급 천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가격은 80만원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

최근에는 젊은층을 잡기 위해 재단기간을 일주일 이내로 단축하고, 소재도 가벼운 것으로 바꾸는 양복점이 늘고 있다. 압구정동과 명동 일대에 가격대를 20만∼30만원대로 낮춘 곳은 대부분 젊은층을 겨냥한 패션 양복점이다.

(도움말:현대백화점, 한국맞춤양복기술협회, LG패션)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체형살린 브래지어…구두 굽 높이 마음대로 ▼

▽이런 맞춤 상품도 있어요〓멋쟁이라면 구두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맞춰 볼 만하다. 구두는 완전히 새 제품을 만들기보다 장식이나 굽 높이, 재질 등을 바꾸는 간단한 변형이 많다. 발 사이즈를 일일이 재서 구두를 맞추면 공임이 너무 들어 값이 껑충 뛰기 때문이다. 장식을 달거나 부츠 기장을 줄일 때는 추가 비용이 들기도 한다. 큐빅 장식은 2만원 정도 들고, 부츠의 기장은 1㎝ 높일 때 1만원 정도 든다고 생각하면 된다.

브래지어도 다양한 체형에 어울리도록 맞춰진 제품이 많다. 백화점에 입점한 맞춤속옷매장 ‘알레상스’는 브래지어를 A, B, C, D, E컵까지 내놨다. 일반적으로 A, B, C컵 세 종류인 점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팬티 사이즈도 80∼110까지 다양하게 준비해 놓았다.

속옷전문 브랜드인 ‘비비안’은 기능성 브래지어로 A부터 G까지 30가지 종류를 내놓았다. 통상 3∼5개 수준인 보디슈트(브래지어와 거들 일체형)도 20개까지 늘렸다. 만약 이 중에서도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따로 보디슈트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개성 와이셔츠’ 인터넷 전문사이트 성업 ▼

▽와이셔츠 맞춤도 많아요〓맞춤 와이셔츠 전문매장으로는 ‘로얄 셔띠끄’가 유명하다. 현대백화점(본점, 무역점, 신촌점, 목동점), 롯데백화점(본점), 신세계백화점(강남점) 등에 입점해 있다.

매장에는 몇 가지 샘플 셔츠와 원단이 있을 뿐 미리 만들어놓은 제품은 거의 없다. 손님이 오면 100% 맞춰주기 때문이다. 가격은 원단에 따라 10만∼35만원까지 다양하지만 인기 있는 제품은 12만원대의 면 100% 셔츠다.

맞춤 서비스는 대표적 와이셔츠 브랜드인 ‘로얄B&B’를 비롯해 ‘예작’, ‘닥스’ 등 기존의 브랜드 셔츠도 제공한다. 하지만 팔의 길이, 목둘레, 가슴 품 등을 수선하는 수준이다. 수선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10일 정도.

인터넷을 통해 와이셔츠를 맞출 수도 있다. 와이셔츠넷(www.yshirts.net), e셔츠(www.eshirts.co.kr), y123(www.y123.co.kr) 등이 유명하다. 특히 와이셔츠넷은 서울 강남의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과 광화문의 파이낸스센터에 오프라인 매장도 가지고 있다.

와이셔츠 가격은 3만∼9만원 수준. 배달은 무료이지만 5만원 이하로 사면 택배비 3000∼4000원이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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