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가격 하향조정은 주식 전환 물량을 늘리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1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케이디이컴 네스테크 텔넷아이티 등 14개 등록기업이 CB의 전환가격 또는 BW의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한다고 공시했다.
특히 텔넷아이티는 종전 2만7690원이던 BW 행사가격을 1만1318원으로 내리고 케이디이컴은 CB 행사가격을 1146원에서 595원으로 내려 조정폭이 50%가량에 달했다.
CB는 발행기업이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회사채이며, BW는 채권자에게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회사채. 미리 정해진 전환 또는 행사가격은 보통 CB나 BW 발행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3∼4개월 간격으로 조정된다. 주가가 오르면 전환가격이 올라가지만 떨어지면 전환가격도 떨어진다.
문제는 전환가격을 내리면 전환권이나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때 발행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점. 예를 들어 CB 전환가격이 주당 5000원에서 2500원으로 떨어지면 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할 때 받는 주식 수는 2배로 늘어난다.
전환물량이 늘어나면서 최대주주가 뜻하지 않게 변경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11일 가오닉스는 “전환물량이 전체주식의 35%를 넘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새로운 최대주주는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고 채권 만기 전에 새로 받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메이트도 최근 “60억원 상당의 CB가 전체 주식의 28% 남짓의 물량으로 전환돼 신규등록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B 전환물량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은 주가에 그다지 이롭지 않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경영진을 바꾸면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새 최대주주가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넘겨받았다면 전환물량이 매물로 풀려나올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현대증권 장선희 선임연구원은 “전환가격이 조정된 종목은 주가가 새로운 전환가격에 접근할 때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가가 급등할 때는 가급적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스닥 등록기업 CB 및 BW 전환가격변화 (10일 공시,. 단위:원) | ||
기업 | 종전 전환가격 | 새 전환가격 |
인터링크시스템 | 717 | 544 |
익스팬전자 | 2,170 | 1,990 |
콜린스 | 1,630 | 1,239 |
대현테크 | 823 | 734 |
세원텔레콤 | 1,440 | 1,253 |
텔넷아이티 | 27,690 | 11,318 |
네스테크 | 1,280 | 793 |
대흥멀티미디어 | 1,520 | 1,227 |
대원에스씨엔 | 656 | 619 |
케이디이컴 | 1,146 | 596 |
써니와이앤케이 | 1,843 | 1,718 |
넷컴스토리지 | 566 | 513 |
고려전기 | 666 | 627 |
넥시즈 | 1,903 1,991 | 1,310 |
※넥시즈는 4회차 해외CB(1903원)와 5회차 무보증CB(1991원) 두 사채의 전환가격율 1310원으로 조정.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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