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BW 전환물량 주의보…전환가격 하향 잇따라

  • 입력 2003년 2월 1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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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지수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기업들이 전환가액을 잇달아 내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전환가격 하향조정은 주식 전환 물량을 늘리기 때문에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11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전날 케이디이컴 네스테크 텔넷아이티 등 14개 등록기업이 CB의 전환가격 또는 BW의 행사가격을 하향조정한다고 공시했다.

특히 텔넷아이티는 종전 2만7690원이던 BW 행사가격을 1만1318원으로 내리고 케이디이컴은 CB 행사가격을 1146원에서 595원으로 내려 조정폭이 50%가량에 달했다.

CB는 발행기업이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회사채이며, BW는 채권자에게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회사채. 미리 정해진 전환 또는 행사가격은 보통 CB나 BW 발행 후 1년이 지난 시점에서 3∼4개월 간격으로 조정된다. 주가가 오르면 전환가격이 올라가지만 떨어지면 전환가격도 떨어진다.

문제는 전환가격을 내리면 전환권이나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때 발행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점. 예를 들어 CB 전환가격이 주당 5000원에서 2500원으로 떨어지면 채권자가 전환권을 행사할 때 받는 주식 수는 2배로 늘어난다.

전환물량이 늘어나면서 최대주주가 뜻하지 않게 변경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11일 가오닉스는 “전환물량이 전체주식의 35%를 넘어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새로운 최대주주는 경영권을 인수하지 않고 채권 만기 전에 새로 받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메이트도 최근 “60억원 상당의 CB가 전체 주식의 28% 남짓의 물량으로 전환돼 신규등록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B 전환물량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은 주가에 그다지 이롭지 않다. 새로운 최대주주가 경영진을 바꾸면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으로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새 최대주주가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넘겨받았다면 전환물량이 매물로 풀려나올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현대증권 장선희 선임연구원은 “전환가격이 조정된 종목은 주가가 새로운 전환가격에 접근할 때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가가 급등할 때는 가급적 손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코스닥 등록기업 CB 및 BW 전환가격변화 (10일 공시,. 단위:원)
기업종전 전환가격새 전환가격
인터링크시스템717544
익스팬전자2,1701,990
콜린스1,6301,239
대현테크823734
세원텔레콤1,4401,253
텔넷아이티27,69011,318
네스테크1,280793
대흥멀티미디어1,5201,227
대원에스씨엔656619
케이디이컴1,146596
써니와이앤케이1,8431,718
넷컴스토리지566513
고려전기666627
넥시즈1,903
1,991
1,310
※넥시즈는 4회차 해외CB(1903원)와 5회차 무보증CB(1991원) 두 사채의 전환가격율 1310원으로 조정.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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