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가위질해도 연회비는 나간다

  • 입력 2003년 2월 4일 18시 58분


코멘트
신용카드 3개, 법인카드 직불카드 교통카드 각각 1개, 게다가 유효기간 지난 현금카드 2개까지…. 이 많은 카드를 어찌할까….

설 선물로 가죽 지갑을 받은 회사원 L씨(37)는 헌 지갑에 숨어 있던 카드 8장을 찾아내고는 마냥 한숨이다. L씨가 실제 이용하는 카드는 월급통장이 개설돼 있는 W은행의 신용카드 1개와 교통카드 등 2개뿐.

나머지 신용카드 1장은 작년 10월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하면서 ‘골드로 발급해준다’는 은행 직원 말에 ‘안 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발급받았고 또 1장은 동생이 카드 영업을 하는 선배가 들이민 발급신청서에 사인한 죄로 떠안았다.

자신이 갖고 있는지조차 몰랐던 카드를 발견한 A씨는 ‘새해 재테크의 출발은 카드 끊기로 하자’고 마음먹었다.

▽카드 어떻게 끊나〓한국의 성인은 1명당 3, 4개의 신용카드를 갖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솔직히 신용카드는 1, 2개면 족하다”고 말한다.

‘카드테크’ 전문가들의 알뜰카드 이용법도 ‘카드는 몰아써라’로 출발한다. 그래야 보너스 포인트를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 카드 이용금액의 0.2∼0.5%는 포인트로 적립된다. 포인트는 일정점수 이상 쌓여야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카드를 쓰면 포인트 사용 기회가 줄어든다.

안 쓰는 카드를 가위로 잘라 버린다고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 중지를 요청하면 연간 1만∼2만원의 연회비를 물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의 신용정보가 카드사에 남아 있어 신용정보 누설로 인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 따라서 카드를 아예 끊으려면 ‘탈회’를 신청해 카드사에서 자신의 족보를 파내야 한다.

카드 끊기는 휴대전화 끊기보다 훨씬 쉽다. 은행카드의 경우 은행 객장에 나가야 하지만 전업 카드사들은 전화로도 신청을 받는다.

이사나 해외출장으로 재발급된 카드를 받지 못하면 해당 은행이나 카드사에 전화를 걸어 꼭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카드는 보통 우편으로 보내지는 순간 발급 처리되므로 이런 저런 사정으로 카드를 못 받았더라도 연회비는 새나간다.

▽카드는 문제아 다루듯 대하라〓함부로 다루면 사고를 치고, 이따금 예상치 못한 기특한 일도 하고…. 이래서 카드는 쓰기 나름이라고 한다.

카드 관련 범죄가 늘어나는 요즘은 무엇보다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 롯데카드 홍보실 김혜진 사원은 “현금카드 위조사건 이후 카드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카드문자서비스(SMS)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카드를 이용하는 즉시 신용거래, 현금서비스 등 거래내용을 자신의 휴대전화에 문자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다. 카드를 잃어버렸을 때 다른 사람이 카드를 긁는 순간 알 수 있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카드대금 청구서를 e메일로 받는 것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 분실 염려도 없고 포인트도 적립해주기 때문에 금상첨화다. 카드사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삼성카드 홍보실 김정석 대리는 “요즘에는 갖가지 맞춤형 부가서비스를 내세운 전략적 카드가 많다”면서 “카드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카드를 이용하는 것도 재테크 방법”이라고 말했다.

▼카드 알뜰 사용법 ▼

1.현금서비스 이용 일수를 줄여라.

결제일이 매달 23일인 경우 1월30일에 빌리면 23일간(결제일 2월23일)의 이자를 물지만 2월1일 빌리면

51일간(결제일 3월23일)의 이자를 문다.

2.신용카드로 물건을 살 때는 결제일로부터 먼 날을 택한다.

구입시점부터 결제일까지 이자가 붙지 않는다.

3.중도상환제(선결제)를 이용하라.

이 경우 이자는 현금서비스 금액을 상환한 날까지만 계산된다. 할부구매 대금의 중도상환도 가능.

4.가급적 할부구매보다는 일시불 구매를 택하라

할부구매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붙는다.

일시불로 구입할 때는 이용 기간이 새로 시작되는 날 또는 직후에 구입해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5.할부구매를 할 때는 가급적 6개월보다는 5개월, 10개월보다는 9개월로 한다.

통상 할부구매 수수료는 3∼5개월, 6∼9개월, 10개월 이상을 단위로 수수료가 부과된다.

카드사별 문자서비스(SMS) 이용료
카드사월이용료기타 서비스
국민200원e메일청구서 신청시 무료, 통화버튼 누르면 분실센터로 전환 연결
롯데골드 그린
법인은 무료,
블루는 300원
개인 기념일 통보
삼성300원신용정보 변동 사항 전송(월 400원)
엘지300원즉석복권 서비스
외환200원
비씨900원부정사용 위로 보상금 지급 (최고 100만원)
현대300원전일 이용 내용을 개인 메일로 전송
자료:각 카드사

이철용기자 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