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지난11일 귀국

  • 입력 2003년 1월 12일 18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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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鄭夢憲·사진)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11일 귀국했다.

‘현대상선 대출금 4000억원의 대북(對北) 지원 의혹’이 제기된 작년 9월 말 금강산 관광사업의 해외 사업자 유치 명목으로 미국으로 떠난 뒤 4개월여 만에 귀국한 것.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정 회장이 북핵 파문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개성공단 착공식과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의 물꼬를 트기 위해 방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으론 힘이 부친다고 판단해 북한 인맥이 두터운 정 회장이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며 “현재 북측과 일정을 조정 중이며 가급적 빨리 방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2000년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개성공단 공업지구 건설에 직접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정 회장이 현대상선 대출금 대북 지원설에 대해 어떤 해명을 할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작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4000억원 대북 지원설은 사실이 아니다. 필요하면 국회에서 증언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 돈의 용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구체적인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재계에서는 또 정 회장이 방북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 일정 역할을 한다면 ‘경영복귀’라는 선물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미 작년 말 강명구(姜明求) 현대택배 부회장을 현대엘리베이터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옛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 인사를 통해 측근 인사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 경영복귀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 놓았다.하지만 현재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고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금융감독위원회에 현대상선 대출금에 대한 상세 자료를 요청하는 등 주변 여건이 복잡해 경영복귀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서울지검 형사9부는 12일 ‘4000억원 대북 지원 의혹’과 관련한 현대상선의 산업은행 대출에 대한 감사원 특별검사가 끝나면 11일 귀국한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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