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랠리 '기대半 우려半'

  • 입력 2002년 12월 2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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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 양국에서 정보기술(IT) 관련 주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나스닥도 활기찬 모습이고 한국 증시에서도 인터넷 등 IT 종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그렇다면 지금 기술주에 투자해도 늦지 않은 것일까”라는 점이다.

물론 기술주도 기술주 나름이다. 아직 저평가 상태인 종목도 있고, 이미 너무 많이 오른 종목도 있다. 그러나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있다.

미국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는 2일자 최신호에서 “기술주가 유행이지만, 펀더멘털의 개선이 확인되지 않은 기술주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기술주의 세 가지 특징〓기술주의 주가 움직임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기대감이 형성되면 주가가 크게 오른다. 이런 주가 상승은 오름세 초기에 한꺼번에 대부분 반영된다.

둘째, 투자자의 투자 호흡이 길지 않다. 기술주는 경기를 심하게 탄다. 따라서 기술주에 대해 “장기투자를 하라”고 권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투자 심리가 형성됐을 때를 잘 골라서 짧게 먹고 나오려는 사람이 많다.

셋째, 주가가 초기에 크게 올라 버리면 실제로 실적이 개선되더라도 주가가 떨어지는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초기에 크게 오른 주가 탓에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 200배씩 하는 종목은 실적이 좋아져도 주가가 더 오르지 않는다. 거꾸로 초기 기대가 너무 컸다면 실적이 좋아지는데도 주가는 되레 떨어진다.

▽투자포인트〓10월 9일을 저점으로 나스닥지수는 최근 1480선까지 육박했다. 미국의 펀드매니저들도 새로 시작되는 기술주 랠리를 혹시 놓칠까봐 최근 기술주를 대폭 펀드에 편입하는 분위기.

개인투자자가 감안해야 할 점이 여기에 있다. 최근 랠리가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른다. 그리고 초기에 너무 많이 오른다’는 기술주 랠리의 전형적인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는 점.

배런스에 따르면 메릴린치 투자전략가 스티브 밀루노비치는 “IT와 관련한 내년 실적 전망치가 여전히 너무 높다”며 “월가가 기대하는 것처럼 실적이 30%가량 늘기는 어려우며 15∼20%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 상승은 실적이 아니라 ‘실적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인데 그 기대 자체가 너무 크다는 설명.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기대는 이미 충분히 주가에 반영됐다”며 “많이 오른 종목에 대해 ‘앞으로 더 좋아질 테니 계속 사라’고 권유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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