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2006년 정상화 가능"

  • 입력 2002년 11월 26일 19시 09분


하이닉스반도체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빚 부담이 덜어지면 2006년부터는 정상화될 수 있다는 공식 견해가 나왔다.

다만 채권단의 채무조정에 앞서 하이닉스 기존 주식에 대해 주식병합 방식으로 20∼30 대 1의 감자(減資·자본금을 줄이는 것)를 추진해야 한다. 하이닉스 주식 20주가 1주로 바뀌는 것.

도이체방크는 26일 이런 방안을 담은 하이닉스 구조조정안을 전체 채권단회의에 제시했다. 반도체 가격은 올 연말 128메가D램 기준으로 개당 2.66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006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단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채무조정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안건이 통과되면 하이닉스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MOU)을 체결할 계획이다.

채무조정의 관건은 1조4000억원의 회사채를 갖고 있는 투자신탁회사들의 동의 여부. 투신권은 하이닉스 회사채의 약 50%를 손실 처리했기 때문에 도이체방크의 채무조정안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최종 결론은 아직 알 수 없다.

무담보채권 1조9000억원의 출자전환과 부채 3조원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이 이뤄지면 하이닉스는 연간 1800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도이체방크는 또 하이닉스가 유가증권과 부동산 등 비(非)핵심 자산을 팔아 1조1000억원을 마련하고 비메모리 사업(시스템IC) 매각을 적극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외환은행 황학중 부행장은 “사업구조조정과 채무조정으로 하이닉스는 내년부터 4년간 4조4000억원의 설비투자 여력이 생긴다”며 “기업 가치를 높여 새 주인을 찾는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구조조정안이 통과되면 시장점유율 세계 3위의 메모리반도체업체 하이닉스는 업계 전체에 불고 있는 ‘생존경쟁’에서 더 버틸 수 있는 뒷심을 마련할 수 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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