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족 떴다"…공시투자 차분하게

  • 입력 2002년 11월 26일 17시 42분



데이트레이더(전업 초단기투자자)들의 공정공시를 이용한 단타매매가 장중 주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일반투자자들의 매매 타이밍 선정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데이트레이더들은 공정공시를 실시간 중계하는 체크단말기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호재성 재료가 올라오는 즉시 해당 주식을 사들인 뒤 한 발 늦은 투자자들이 매수 주문을 내기 시작하면 곧바로 팔아치워 1∼2%의 차익을 챙기고 있다.

동원증권 정훈석 연구원은 “최근 공정공시가 나오는 종목에 대해 데이트레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키움닷컴, 대신,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주문이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데이트레이더 P씨는 “이달부터 공정공시제가 실시되면서 데이트레이더들의 속도 경쟁이 초 단위로 가열되고 있다”면서 “공정공시 내용이 대개 기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공시가 올라오자마자 내용도 확인하지 않고 매수 주문을 내는 트레이더들도 있다”고 전했다.

‘공시 단타족’이 늘어나면서 중립적인 공시 재료가 마치 호재인 것처럼 주가를 띄우는 현상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25일 이오테크닉스의 주가는 ‘연말 무상증자 실시 계획 중’이라는 공시가 나가자마자 상한가로 치솟았다. 무상증자는 시장상황과 투자심리에 따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중립적인 재료로 올 들어 이를 재료로 상한가를 친 종목은 거의 없었다.

▽대응 요령〓공정공시를 보고 매수를 결심했다면 먼저 ‘TICK차트’(그래프>시세차트>종목TICK차트)를 보면서 데이트레이더들의 손때가 얼마나 묻었는지를 확인한다. 공시 시각 직후 거래량이 폭증했는지와 데이트레이더들이 많이 이용하는 회원증권사에서 주문이 어느 정도 나왔는지를 살펴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시세>회원사매매정보>회원별매매).

둘째, 트레이더들이 움직이고 있다면 일단 관망을 한다. 공시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공시 내용이 호재인지 중립인지를 판단한다.

셋째, 중립이라면 관심을 끊고, 호재라면 주가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따져본다.

넷째, 꽤 큰 호재라면 주가흐름을 지켜보면서 매매 타이밍을 결정한다. 데이트레이더들은 장 마감 전에 손을 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주가가 떨어지는 장 후반에 매수 주문을 내는 것이 좋다.

미리 적당한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내고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26일 ‘공급계약 체결’을 재료로 공정공시 직후 주가가 급등한 뉴소프트기술(그림)의 경우 오후 1시 이후에 절호의 매수 기회가 왔다.

현대증권 오성진 종목팀장은 “일반투자자들이 공정공시를 이용한 단타매매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면서 “공시 재료가 기업 펀더멘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보고 차분히 매수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시 유형별 주가에 미치는 영향
호재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신규단일계약 및 공급계약, 기술 이전, 화의 탈피 등
중립
주식배당, 자사주 매입, 유상증자, 무상증자, 특허 취득, 신약 승인신청, BW CB EB 등 주식관련 사채 발행, 액면 분할 및 병합, 사업목적 변경, 자산재평가, 기술 도입 및 기술 제휴, 기업 분할 등
악재
부도, 법정관리, 감자, 대주주에 대한 채무보증 조업중단, 신주상장, 전환권 및 매수청구권 행사 등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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