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예금금리 인하' 논쟁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11분


우리은행 내부에서 예금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관련부서간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은행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내려 경영상 리스크를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은행의 격렬한 내부 토론은 눈길을 끌었다.

우리은행은 19일 리스크관리팀 자금팀 개인상품개발팀 등 7개 관련부서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금 및 대출금리를 조정하기 위한 ‘금리결정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이 협의회는 통상 매주 수,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데 이날 회의는 국민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이후 금리 조정의 필요성이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한 임시회의였다.

2시간 이상 진행된 토론에서 리스크관리팀과 자금팀 관계자들은 “시중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자금을 운용할 만한 곳이 없는 상태에서 예금증가는 오히려 부담만 된다”며 예금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반면 개인고객 영업을 담당하는 상품개발팀은 “계속되는 대출억제 조치로 고객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예금금리까지 내린다면 일선 영업점의 설자리가 없어진다”며 완강히 반대했다.

대출금리에 대해서도 부채비율 250%를 넘는 채무자에 대해 금리를 올리자는 의견과 은행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분석해보자는 의견이 맞섰다.

참석자들은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해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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