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늘고 저축은 급락… 경제 ‘주름살’

  • 입력 2002년 11월 6일 17시 42분


정부의 부동산대출 억제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증가세를 보이면서 가계대출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저축률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성장잠재력과 경상수지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1221억원이 늘어 지난달의 증가폭 6조497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10월중 주택담보대출은 4조7988억원으로 9월의 4조7977억원보다 11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은 잔액기준으로 220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7조2000억원 증가했다. 또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대출이 은행들의 여신 경쟁으로 4조8772억원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5조7636억원 증가했다.

김민호 한은 통화운영팀 차장은 “수요 측면에서 주택가격이 부동산투기 과열지역에서 다소 하락했지만 저금리 때문에 주택 수요가 계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를 보였다”며 “공급 측면에서도 은행들은 기업부문의 자금수요가 적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부담에도 가계대출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총 저축률이 97년부터 2000년까지 32, 33%를 유지하다 2001년 말에는 29.9%로 떨어졌고 올 상반기에는 26.9%로 크게 떨어지는 등 하락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국내 적정 저축률이 23∼33%인 만큼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 같은 속도로 떨어질 경우 적정 저축률을 밑돌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총 저축률에서 총 투자율을 뺀 저축 투자 격차는 98년 12.6%포인트에서 2000년 4.1%포인트, 2001년 3.1%포인트, 2002년 상반기(1∼6월) 2.1%포인트로 급감하고 있다. 총 저축률이 적정 저축률을 밑돌면 투자재원 조달 애로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하, 경상수지 악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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