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1월 4일 17시 27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0월 29일 휴대전화 상점들이 몰려 있는 베트남 호치민시 하이바친 거리의 삼성전자 애니콜 전문매장. 2월 말 문을 연 이 매장의 여직원 킴 후앙(27)은 하루 200∼300명의 손님들이 들러 10명 중 1명꼴로 휴대전화를 사간다고 말했다.
탤런트 장동건과 김남주로 잘 알려진 베트남의 ‘한류(韓流) 열풍’. 최근에는 한국산 통신 및 가전제품이 한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키아(49%)에 이어 올해 시장점유율 2위(28%)를 차지한 삼정전자의 휴대전화는 한국 브랜드의 고급화를 주도하고 있다.
호치민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삼성전자의 현지법인 ‘사비나’(비나는 베트남을 일컫는 현지어) 가전공장. 1995년 6월 세워진 이 공장은 삼성전자의 전 세계 공장 가운데 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TV는 올해 소니를 제치고 베트남 시장점유율 1위(17%)에 올랐으며 PC 모니터 부문에서는 37%로 부동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오한진(吳漢鎭) 공장장은 “베트남 직원들은 한국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다. 손재주가 좋고 업무에 대한 이해가 빨라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시간차를 두고 한 개의 라인에서 같은 직원이 생산할 수 있는 ‘복합라인’이 이례적으로 성공한 것도 직원들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것.
최근에는 다양한 자선행사도 벌이고 있다. 이달 3일에는 호치민의 대통령궁 앞에서 2만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달리기 대회를 열어 참가자 1인당 1만동(약 900원)을 사비나가 출연해 메콩델타 지역 수재민을 돕기도 했다. 또 한국 드라마를 수입해 현지 방송국에 제공해 한류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전영훈(田英勳) 사비나 법인장은 “지금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00달러 수준이지만 베트남은 원유, 막대한 커피와 쌀의 생산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라며 “철저한 현지화와 고급화로 한국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