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기 ‘컨버터블 붐’

  • 입력 2002년 9월 27일 18시 24분


‘액정화면을 뒤집으면 쓸모가 커진다.’

정보기기 제조업계에 컨버터블 붐이 일고 있다. 캠코더 제품에만 일부 쓰이던 ‘컨버터블 액정화면’ 기술이 최근 개인휴대단말기(PDA), 노트북, 휴대전화기 등 정보기기 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컨버터블 액정화면은 가전 및 정보기기에 달려 있는 액정화면을 밖으로 180도 이상 돌릴 수 있도록 됐다. 당초 캠코더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곳이나 자신을 직접 찍을 수 있도록 고안됐지만 초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의 활용이 크게 늘면서 다양한 정보기기 분야로 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액정화면 폴더를 180도 돌려 밖으로 뒤집을 수 있는 폴더회전형 휴대전화기(모델명 SCH-X780)를 최근 내놓았다. 내장된 고화질 카메라와 단말기 폴더를 각각 최대 180도까지 돌릴 수 있어 어느 방향에서든지 액정화면으로 피사체를 보면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폰.

이에 앞서 LG전자는 액정화면을 회전시킬 수 있는 3세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카메라폰(모델명 LG-KH5000)을 내놓아 컨버터블 액정화면 경쟁에 불을 댕겼다. 액정화면을 270도까지 밖으로 돌릴 수 있어서 내장된 카메라로 원하는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전송할 수 있는 제품. 장시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때는 폴더를 펼칠 필요 없이 액정화면만 밖으로 돌려놓고 쓸 수 있어 편리하다.

PDA용 컨버터블 액정화면은 일본의 소니가 가장 먼저 선보였다. PDA ‘클리에’에 초슬림 컨버터블 액정화면을 달아 평상시에는 PDA 덮개로 쓰고 필요할 때만 액정화면을 밖으로 돌려쓰도록 한 것.

이밖에도 노트북업계에서는 대만의 에이서와 한국후지쯔가 컨버터블 액정화면을 사용한 ‘트래블메이트 태블릿PC’와 ‘스타일리스틱4000’을 각각 선보였다. 두 회사의 제품은 노트북이나 다름없지만 액정화면을 위로 덮으면 터치스크린 방식 웹패드로 활용할 수 있는 다기능 태블릿PC로 변신한다.

삼성전자 상품기획팀 김종인 팀장은 “컨버터블 액정화면은 제작기술상의 어려움으로 주로 고가의 고성능 제품에 사용되면서 ‘명품의 상징’처럼 대접받는다”며 “일반적인 액정화면에 비해 모양이 좋고 쓰기도 편리해 가전 및 정보기기 분야에서 이를 응용한 제품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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