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위스키가격 거품 논란

  • 입력 2002년 9월 25일 17시 55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주요 고급 위스키의 출고가(500㎖들이 기준)를 보면 17년산인 ‘윈저 17’(디아지오코리아)이 ‘피어스클럽 18’과 같은 2만9480만원이다.

하지만 △진로발렌타인스의 ‘발렌타인 17’(6만6990원) △하이스코트의 ‘랜슬럿 17’(4만9500원)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 스페셜’(4만4000원) 등 대부분의 제품들이 ‘피어스클럽 18’의 1.5∼2.3배.

두산주류BG의 최형호 상무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원액의 90%가량은 현지 제조사들이 서로 교환하는 물량이어서 원액 가격이 엇비슷하다”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원액 공급처를 확보해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위스키 업계 1위인 진로발렌타인스는 똑같은 스코틀랜드 원액이라도 품질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반박했다.

어느 쪽 주장이 옳든지 이번 위스키 가격 논쟁이 앞으로 위스키 업계 판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위스키 시장은 3∼4년 전까지만 해도 오비씨그램, 하이스코트, 진로위스키 등 국내 업체가 장악했다. 지금은 ‘발렌타인’ 제조업체인 영국 얼라이드 도멕이 70%의 지분을 가진 진로발렌타인스, ‘윈저’와 ‘조니 워커’의 영국계 디아지오코리아, ‘시바스리갈’의 프랑스계 페르노리카코리아 등 3개사가 국내 시장의 67%를 점유하고 있다.

1998년 위스키 사업을 접기까지 18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켰던 두산의 위스키 사업 재개로 두산-하이스코트-롯데칠성으로 구성된 ‘토종파’와 이들 ‘다국적파’가 국내 위스키 시장을 놓고 치열한 정면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이스코트는 ‘랜슬럿’ 시판 이후 대대적인 신문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롯데칠성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12.6%의 시장점유율로 하이스코트를 제치고 점유율 3위 자리를 지키는 등 선전하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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