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현금 두둑한 저평가 기업이 알짜

  • 입력 2002년 8월 27일 17시 36분


저평가된 종목을 찾기 위해서는 회사의 보유현금과 주가를 비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예를 들어 특정 회사의 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더 많다면 주식을 몽땅 사들여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비용보다 많은 현금을 남길 수 있다.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벤자민 그레이엄은 “순유동자산이 시가총액보다 큰 종목은 공황과 같은 때에만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런 종목을 찾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동원증권 이채원 주식운용팀장은 “아직도 국내 주식시장엔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종목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시가총액보다 현금이 더 많은 회사〓증권거래소에 의뢰해 12월 결산법인 중 관리종목 등을 제외한 537개 종목을 조사한 결과 6월말 현재 회사가 보유한 순유동자산(유동자산-총부채)이 20일 현재의 시가총액보다 많은 기업은 32개사에 이르렀다. 상반기 영업손실이나 순손실인 기업은 제외했다.

순유동자산이 시가총액의 2배를 넘는 동양에레베이터를 비롯해 성지건설 세원화성 BYC 삼영무역 등은 풍부한 유동자산이 두드러졌다.

이 팀장은 “이들 종목은 회사가 당장 청산되더라도 시가총액 이상을 건질 수 있다”며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더 떨어질 위험은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현금성자산이 많다는 것은 투자보다는 안정에 비중을 둔 것이어서 성장성이 낮다”며 “또 투자를 결정할 때는 수익성도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숨겨진 자산에도 주목〓유동자산이 아닌 고정자산이나 투자유가증권 등에 현금성자산이 ‘숨겨져’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치투자자인 피터 린치는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는 시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장부가로 표시된 토지, 유망한 회사의 지분을 갖고 있는지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동아타이어는 고정자산 항목으로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삼성전자 회사채 300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삼영무역은 코스닥에 등록된 케미그라스의 지분(투자유가증권)을 27% 보유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현금성자산으로 볼 수 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순유동자산이 시가총액에 비해 많은 주요 회사
회사순유동자산시가총액잉여가치시가총액대비잉여가치(%)영업이익증가율(%)순이익증가율(%)예상순이익
동양에레베이터460212249117-19-204.2
성지건설33818115686-3142.1
세원화성302168134801381612.5
BYC5733502236434-474.6
삼영무역3692461245095433.6
일성신약647447200456-82.9
캠브리지3752691053919-72.6
문배철강1891464229114-153.3
서원1421123027-28712.4
신일건업196174221316392.5
미창석유1851671811651002.3
동아타이어90082972930383.0
시가총액은 8월20일 종가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인 기업은 제외. 순유동자산=유동자산-총부채. 영업이익·순이익 증가율은 올 상반기 실적을 전년 동기와 비교한 것. 예상 순이익은 상반기 이익의 두 배로 추정. 자료: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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