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국산차 “유럽으로 가자”… 유로화 강세 활용

  • 입력 2002년 6월 3일 18시 13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제네바 모터쇼에 출품된 현대 소형차 '겟츠(한국명 클릭)'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제네바 모터쇼에 출품된 현대 소형차 '겟츠(한국명 클릭)'
‘미국 다음에는 유럽이다.’

자동차 업계가 유럽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 기아차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 대한 수출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통상 마찰이 격화됨에 따라 유럽 지역에 대한 수출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쌍용차도 지난달 3차례에 걸쳐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스턴’ 유럽 런칭 행사를 여는 등 유럽시장 뚫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유럽에 대한 수출확대가 자연스럽게 환(換)리스크 관리도 되기 때문에 유럽에 대한 수출확대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체들의 판단.

또 10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방침대로 독점 딜러제가 폐지되고 동일 전시장에 여러 브랜드가 전시될 경우 후발 메이커인 한국 차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유럽에서 현지 보도진을 상대로 열렸던 기아차 카렌스의 발표회

유럽지역 공략 선봉은 기아차.

기아차는 올해를 ‘유럽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폴크스바겐, 오펠, 도요타 등 세계 유명자동차 회사에서 30여년간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한 쟝 샤르 리벤스를 유럽지역 판매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리벤스 부사장은 카렌스, 쏘렌토, 카니발(수출명 세도나) 등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는 차량을 잇달아 투입, 5년 후 유럽지역 연간 판매대수를 50만대로 늘릴 계획. 기아차는 작년에 유럽지역에 9만8000대를 판매했다.

유럽지역에서 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기아 측의 판단. 작년 이탈리아에서 실시한 소비자 반응조사에서 참가자의 46.5%가 기아의 쏘렌토를 선택, 도요타(렉서스) 오펠(프론테라) 마쓰다(트리뷰트) 등을 제쳤다.

영국의 유력 자동차 월간지인 ‘탑 기어’도 2월호에서 카니발을 ‘2002 베스트 밸류 카’로 선정했다.

현대차는 서유럽 지역에서 작년에 시판한 라비타(수출명 매트릭스)의 판매가 본 궤도에 오르고 있고 올 7월에는 클릭(수출명 겟츠) 현지판매도 시작하면 올해 서유럽지역 연간 판매대수가 9만여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해(7만4189대)보다 20% 이상 늘어난 수준.

대우차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매각 협상에서 유럽 판매망을 대부분 유지하기로 했고 9월 칼로스 신차를 내놓음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서유럽에서 지난해(12만3449대)보다 11.9% 늘어난 13만7882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기아차 관계자는 “한미간에 통상마찰이 커지고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유럽에 대한 수출이 중요해졌다”며 “유럽 소비자들이 경제성과 기능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국의 디젤엔진 차량이나 소형차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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