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위 "대한생명 매각 압박말라"…재경부 간섭에 일침

  • 입력 2002년 5월 16일 18시 49분


대한생명 매각을 둘러싸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와 정부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원회는 16일 “최근 정부 관계자들이 ‘공자위가 불필요한 절차를 밟으며 대한생명 매각을 지연시키는 등 월권하고 있다’고 언론에 흘리면서 공자위를 간접 압박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정부가 월권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위원들은 “매각자문사인 메릴린치가 대생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방법에서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고 대생이 당초 예상 밖의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냈다”며 “가격협상을 서두를 경우 헐값매각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 당국자는 “정부가 조속한 매각을 원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생 매각 문제로 위원회에 압력을 가한 적은 없으며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계에서는 공자위가 대생 매각 후 발생할 수 있는 헐값 매각시비를 의식, 정부의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자위는 박승 위원장이 한은 총재로 취임한 뒤 후임 위원장에 정부측 내정 인사(이진설 전 건설부 장관)를 배제하고 강금식 성균관대 교수를 선임, 정부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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