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3社 93명 1조4000억 부실책임

  • 입력 2002년 4월 29일 18시 15분


회사 돈을 빼돌리거나 회계장부를 조작해 거래은행을 부실화시키는 바람에 공적자금이 1조4000억원가량 더 투입되게 한 3개 기업 대주주가 적발됐다.

예금보험공사는 29일 “모피판매 및 컨테이너 수출업체인 진도, 의류 제조업체인 보성인터내셔날, 비디오테이프 제작업체인 SKM 등 3개 부실기업을 조사해 전현직 임직원 93명에게 1조4000억원 규모의 부실책임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회사별로는 진도 김영진(金永進) 전 대표 등 30명에게 5214억원, 보성인내셔날 김호준(金浩準) 대표 등 45명에게 7720억원, SKM 최종욱 (崔鍾旭) 전 대표 등 18명에게 1011억원 상당의 부실책임이 있다고 예보는 밝혔다.

예보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은 또 부실기업주 3명이 숨겨놓은 부동산 주식 골프장회원권 등 재산 97억원어치를 찾아낸 뒤 가압류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3개 기업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도 금융감독원에 통보하기로 했다.

▽분식(粉飾)회계〓진도는 95년 이후 매출채권을 부풀리거나 환차손을 일부만 기록하는 방법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해 공시(公示)한 뒤 금융기관들로부터 2900억원을 대출받고 8400억원대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개 기업의 유형별 불법행위 규모
분식회계로 금융회사 차입 및 회사채 발행 3589억원
부실계열사 부당 지원 및 지급보증8848억원
대주주 가족에 부당이익 제공 77억원
가지급금 등 회사자금 유용175억원
무역거래를 이용한 외화유출139억원
기타 1117억원
합계1조3945억원

보성인터내셔날은 97년 나라종금을 인수한 뒤 이사진에 압력을 넣어 부실징후가 드러난 18개 계열사에 5994억원을 대출하도록 한 것이 적발됐다. SKM도 계열사를 통해 97∼99년 재고자산 등을 1000억원가량으로 부풀린 뒤 629억원대 자금을 끌어다 쓴 것으로 드러났다.

▽대주주 가족 챙기기〓조사단에 따르면 진도는 97년 김 전 대표의 가족 7명이 소유한 경기 남양주지역 토지를 시가보다 41억원이나 비싼 86억원에 샀다. 보성인터내셔날은 2000년 부도직후 퇴직한 계약직 사원에게 월급을 주는 형식으로 월 300만원씩 5700만원을 김 대표에게 줬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SKM 최 전 대표는 96년 이후 4년간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회사로부터 812억원을 가지급금으로 받아 부동산 구입자금 상환, 주식투자 등에 썼다. 그러나 최 전 대표는 이 돈을 2000년 3자 명의로 감춰뒀던 부동산을 팔아 회사에 갚았다고 조사단은 설명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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