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4월 1일 18시 0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롯데에는 다른 그룹에선 정년퇴임할 나이인 60세 이상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력 계열사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표이사급 33명 가운데 60세 이상이 16명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50대만 되면 퇴출을 걱정하는 다른 회사와는 사뭇 다르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보수성과 ‘한번 뽑으면 웬만해선 내치지 않는’ 인사정책이 독특한 문화를 낳은 것.
롯데의 대표적 ‘원로 CEO’는 최근 L&L(롯데 러시아 현지법인)로 자리를 옮긴 장성원(張性元·71) 사장. 장 사장은 20년간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연달아 맡은 간판 경영인이다. 그의 자리 이동을 두고 그룹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그룹 내 비중이 컸다.
그 뒤를 잇는 사람은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대행 김부곤(金富坤·68) 부사장. 3월 인사에서 현재의 자리로 옮기기까지 7년간 롯데칠성음료 대표로 탁월한 경영실적을 내 ‘영업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김 부사장의 예우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후문.
발효공학 박사인 롯데중앙연구소 권익부(權益夫·62) 사장은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연구실을 지키고 있다. 그의 머리에서 음식료 계열사들의 신제품 아이디어가 나온다.
롯데건설 임승남 사장(64), 롯데제과 한수길 사장(61), 호텔롯데 권원식 사장(67), 롯데알미늄 김두봉(金斗琫·63) 부사장, 롯데상사 백효용(白孝鏞·62) 부사장, 롯데햄·우유 및 롯데산업의 남정식(南正植·62) 부사장, 롯데물산 강광언(姜光彦·61) 사장, 롯데월드사업본부 오용환(吳鏞煥·62) 부사장 등도 이순(耳順)을 넘긴 현역들이다.
롯데는 또 학력차별이 없는 걸로 유명하다. 실제로 계열사 CEO 가운데 화려한 학력의 CEO들이 많지 않다. 오히려 다른 그룹 같으면 핸디캡으로 작용할 만한 학력에도 CEO에 올라 훌륭한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호텔롯데부산의 이종규 사장과 롯데삼강 이광훈 전무(입사 뒤 대졸) 등이 실력 하나로 성장한 고졸 CEO들이다.
이헌진기자 mungch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