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日 자동차업계 최고 사령탑에 외국인 잇따라

  • 입력 2002년 3월 27일 17시 42분


일본 자동차업계에 외국인 사장이 늘어나고 있다.

닛산 자동차의 카를로스 공 사장(프랑스)과 마쓰다의 마크 필즈 사장(미국)에 이어 미쓰비시자동차도 차기 사장에 다임러크라이슬러 출신의 롤프 에크로트 부사장(미국)을 승진시키기로 26일 결정한 것.

이에 따라 업계 1, 2위인 도요타 자동차와 혼다기연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기업 모두 외국인 사장에게 생사를 맡기게 됐다. 이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일본 제조업체가 외국계 자본에 흡수되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미쓰비시는 2000년 차량 결함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판매가 악화되기 시작해 결국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최대 주주로 끌어들이면서 지난해 1월 에크로트 부사장을 영입했다.

에크로트 부사장은 그동안 “나는 넘버 투”라며 일본측 경영진과의 협조를 강조해 왔지만 지난해부터 실적이 계속 악화되자 사령탑을 맡고 나선 것. 미쓰비시는 지난해 나고야 공장 폐쇄 등 자산 정리를 추진한데 이어 최근에는 엔진 등 핵심 사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 르노자동차 출신 카를로스 공 사장이 기업 살리기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닛산은 이미 자회사 주식 매각, 대규모 공장 폐쇄 등으로 지난해 이후 거액의 흑자를 거두고 있는 상태. 공 사장은 특히 부품사와의 계열관계를 유지해 온 일본식 전통을 파괴하고 부품사간 경쟁을 통해 값싼 부품을 조달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포드사가 마쓰다에 파견한 필스 사장도 이달 말 결산에서 흑자를 내고 포드와의 자동차 공동개발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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