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 피플]금강기획 문호상 국장

  • 입력 2002년 3월 25일 18시 32분


“프레젠테이션(PT)의 생명은 ‘진실’입니다. 아이디어를 팔겠다는 의지보다 광고주와 함께 ‘가족’처럼 일해보겠다는 생각이 훨씬 더 큰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금강기획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문호상 국장(36·사진)은 사내에서 대표적인 PT 전문가로 통한다.

각 기업이 광고대행사들로부터 PT를 받아 자사 광고를 대행할 광고사를 선정하는 PT는 광고업계에서 ‘전쟁터’로 통한다. 얼마나 큰 물량을 누가 따내느냐가 광고업체간의 우열을 결정하기 때문. 따라서 각 대행사의 PT 전문가는 광고사의 ‘야전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잘한다는 PT 전문가들의 승률이 20∼30% 정도인데 문 국장의 승률은 50%를 넘는다. 회사에서 문 국장에게 거는 기대도 그만큼 커 다른 사람들이 1년에 5번 정도 PT에 나가는 데 비해 문 국장은 매년 10∼15번씩 PT를 맡는다. 그래서 후배들이 지어준 별명이 피티머신(PT Machine).

“보통 7, 8년 정도는 광고회사 밥을 먹어야 PT를 맡기는데 저는 운 좋게도 입사 2년차에 첫 PT를 맡았습니다. 그때 경험이 지금까지도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문 국장의 지금 자리가 ‘운’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한 번 PT를 맡으면 25일 정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마지막 보름은 거의 밤샘 작업을 한다.

“PT는 처음과 끝이 제일 중요하다”는 그는 “광고주로부터 제품의 컨셉트와 시장 상황 등에 대해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때 ‘느낌’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까지 이 느낌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대 불문학과 84학번으로 졸업 직후부터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문득 ‘자유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금강기획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