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신약경쟁 뜨겁다…외국사 대응 연구개발비 두배로

  • 입력 2002년 2월 16일 18시 10분


올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지난해보다 연구개발(R&D) 예산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17개 주요 회원사의 올 매출목표액 대비 R&D 예산은 평균 7.5%로 나타났다(표 참조). 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제약사가 매출액의 3∼5%를 R&D비용으로 투자해온 데 비하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제약사들은 이 예산을 대부분 현재 진행 중인 뇌중풍 예방치료제, 치매치료제,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항암제, 골다공증치료제 등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실험에 사용하거나 시설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절대액수로는 외국제약사에 비해 크게 모자라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외국 제약사의 시장 잠식에 대응,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란 점에서 뜻깊다.

주요 제약사별로 R&D 예산을 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92억원에서 140억원으로 52% 증액했으며 광동제약은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75억원, 보령제약은 48% 늘어난 96억원으로 상향 편성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자하는 제약사는 LGCI로 올해 600억원을 배정했다. 액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지만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29.9%에 이르러 다른 제약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제일제당 의약부문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상당수가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임상실험을 추진하고 있어 세계적인 신약 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3월말 결산법인으로 2002년도 매출목표를 아직 확정짓지 못했지만 지난해보다 30억원 늘어난 150억원을 R&D 예산으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이 같은 R&D 비용에 대해 “의약분업에 따라 제약업계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외국 제약사들이 그동안 국내 제약사에 맡겨온 오리지널 약 판매권을 회수하는 등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

주요 계약사의 올 매출목표와 연구개발(R&D) 예산
회사매출목표(억원)R&D 예산(억원)전년대비(%)
LGCI2010600-
제일제당2500265143
동아제약5700250125
한미약품2500140152.1
중외제약3040131119.1
SK49090128.6
광동제약1001751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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